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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3.01 (일)

    이슈 취업과 일자리

    고용부 폭염 위험 사업장 점검 시작...‘2시간에 20분 휴식’ 법제화는 무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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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폭염·호우 취약사업장 안전보건 여부 일제 점검

    규제개혁위 권고에 폭염 대책 재검토...강제성 없는 시행규칙만 반복

    헤럴드경제

    서울 성북구 장위4구역 주택정비사업 건설현장에서 폭염 대응 관련 안내문이 게시돼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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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헤럴드경제=김용훈 기자]‘체감온도 33도 이상 시 2시간 작업 후 20분 휴식’을 의무화하는 안전보건규칙 개정안이 규제개혁위원회 반대로 무산되면서 폭염 속에서 일하는 근로자들이 올 여름도 ‘사업주 재량’에 의존하는 상황이 됐다.

    고용노동부는 25일 제12차 ‘현장점검의 날’을 맞아 건설업, 조선업, 물류·운수업, 농축산업 등 폭염 취약 업종 6만여개 사업장과 장마철 침수·붕괴 위험이 있는 6300여개소를 대상으로 일제 점검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이번 점검을 통해 당국은 ‘폭염안전 5대 기본수칙(시원한 물·바람·그늘·2시간마다 20분 휴식·보냉장구·응급조치)’ 준수 여부를 확인한다.

    그러나 ‘체감온도 33도 이상 폭염작업 시 매 2시간 이내 20분 이상 휴식’ 등 5대 기본 수칙들은 모두 강제성이 없는 권고사항에 불과하다.

    고용부는 지난해 9월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에 따라 폭염 속 근로자의 건강을 보호하기 위한 구체적 기준을 시행규칙(안전보건규칙)에 담아 마련한 바 있다. 핵심은 체감온도 33도 이상에서 매 2시간 작업 시 최소 20분 이상 휴식을 의무화하는 내용이었다. 위반 시에는 최대 징역 5년 또는 벌금 5000만원의 형사처벌이 가능하도록 설계됐다.

    하지만 규제개혁위원회는 이 조항이 “영세·중소사업장에 과도한 부담을 준다”며 올해 4~5월 두 차례에 걸쳐 철회를 권고했고, 고용부는 이를 받아들여 시행 하루 전인 지난 6월 1일 해당 조항을 뺀 채 입법을 보류했다. 함께 입법예고됐던 냉방장치 설치, 작업시간 조정 등 다른 조치들에도 제동이 걸리면서, 정작 법 시행일에는 아무런 구체적인 예방 조치가 마련되지 않은 채 현장만 남게 됐다.

    현행 법령상 ‘고열작업’에 대해서는 환기시설, 온도계 설치, 휴게시설 제공이 의무지만, 폭염 자체는 법적으로 정의된 작업 범주에 포함되지 않는다. 이 때문에 현장 근로자가 찜통 같은 폭염에 그대로 노출돼도 사업주의 책임을 묻기 어렵다.

    노동계는 이를 두고 “규개위가 사실상 노동자를 죽음으로 내몰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민주노총은 “33도 이상 2시간 작업 후 20분 휴식은 생명과 직결된 최소한의 기준인데, 이를 ‘기업 부담’이라는 이유로 철회하라는 것은 노동자를 폭염에 쓰러질 때까지 일하게 하라는 것과 다르지 않다”고 성토했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2024년 8월 말 기준 고용부 점검을 받은 폭염 취약사업장은 모두 3506곳이었다. 이 중 규칙 위반이 확인된 사업장은 총 500곳으로 전체의 14.26%에 해당한다. 2019년부터 2023년까지 최근 5년 간 온열질환 재해자 수는 총 115명이었다. 이 중 12명이 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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