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미 워싱턴DC 백악관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회담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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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5일 부패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에 대해 “나는 ‘비비(네타냐후의 애칭)’가 이번 월요일 법정에 출두하라는 소환을 받았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비비 네타냐후의 재판은 즉시 취소되어야 하고 이 위대한 영웅에게 사면이 주어져야 한다”며 외국의 사법 절차에까지 공개적으로 개입하는 발언을 쏟아냈다.
트럼프는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이스라엘이 가장 위대한 순간을 맞이했음에도 ‘전시(戰時) 총리’ 네타냐후에 대한 말도 안 되는 마녀사냥이 계속되고 있다”며 “이스라엘 역사상 이처럼 유능하고 강력하게 싸운 인물은 없었다”고 했다.
트럼프는 최근 미국과 이스라엘이 협력한 이란 핵시설 공습을 언급하며 “우리는 이스라엘의 생존을 위해 싸우고 있었고, 네타냐후만큼 잘해낼 수 있는 인물은 없었다”며 “그가 지금 ‘담배, 벅스 버니 인형, 그리고 다른 말도 안 되는 혐의’로 2020년부터 재판을 받아왔다. 이스라엘 역사상 재임 중 총리가 재판에 넘겨진 첫 사례”라고 했다.
이스라엘 사법 당국은 2020년부터 네타냐후를 상대로 사기, 배임 및 뇌물 수수 혐의로 재판을 진행하고 있다. 네타냐후는 억만장자들로부터 고가의 선물을 받고 이들에게 정치적·정책적 특혜를 제공한 혐의를 받고 있다.
트럼프는 이날 해당 재판을 “정치적 동기로 진행되는 공포 쇼” “네타냐후를 해치기 위해 기획된 것”이라고 규정하며 “이런 정의의 농락은 절대 허용돼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트럼프는 “(이란 핵 사태에서) 이스라엘을 구한 것은 바로 미국이었고, 이제 비비 네타냐후를 구할 나라도 미국이 될 것”이라고 했다.
현직 미국 대통령이 재판을 받고 있는 외국 총리에 대해 ‘즉각 재판 취소’또는 ‘사면’을 요구한 것은 전례가 없는 일로 평가된다. 한 국가의 독립적인 사법 절차와 법치주의에 대한 심각한 내정 간섭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트럼프는 집권 1기부터 네타냐후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왔다. 이란 핵합의 탈퇴, 골란고원 주권 인정, 예루살렘 수도 선언 등 주요 외교 정책에서도 네타냐후 정부와 보조를 맞춰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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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박국희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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