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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5 (금)

    이슈 아동학대 피해와 대책

    ‘킥보드 위험 운전’ 초등생 경찰서 데려갔다가… 아동학대 벌금형,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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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0대 운전자 "사고 날 뻔… 경찰서 가자"
    法 "차량에 아동 강제로 태운 고의 인정"


    한국일보

    서울 서초구 반포 학원가에서 한 어린이가 킥보드를 타고 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적 관련이 없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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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킥보드를 위험하게 탄다는 이유로 초등학생을 경찰서로 데려간 50대 운전자가 아동학대 혐의로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운전자는 "훈육 차원"이라고 항변했으나,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27일 법원에 따르면 광주지법 형사8단독 김용신 부장판사는 전날 아동복지법 위반(아동학대) 혐의로 기소된 50대 A씨에게 벌금 800만 원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해 7월 광주 서구의 한 도로에서 킥보드를 타던 초등학생을 강제로 경찰서에 끌고 간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문제가 발생한 경위는 이렇다. 자신의 차량을 몰고 도로를 달리던 A씨는 피해 학생이 킥보드를 탄 채 무단횡단을 한다고 판단해 경적을 울렸다. 학생은 차량 운전석을 향해 손전등을 비췄고, 이에 화가 난 A씨는 후진해 다시 학생에게 다가갔다. A씨는 "교통사고가 날 뻔했다. (네가) 잘못을 했으니 경찰서로 가자"며 학생을 차에 태웠고, 300m가량 이동해 이 학생을 경찰서에 데려다 놓은 뒤 떠났다.

    이에 학생 측은 고소장을 냈고, 검찰은 A씨의 행위가 아동학대에 해당한다고 보고 그를 기소했다. 법정에서 A씨는 "위험한 행동을 알려 주고 경찰서에 보내 훈육하려 했을 뿐, 차량에 강제로 태우진 않았다"며 무죄를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A씨의 아동학대 혐의가 성립한다고 판단했다. 김 부장판사는 "범행 경위와 피해자의 키, 몸무게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피고인이 피해자를 차량에 '강제로 태운 고의성'이 충분히 인정된다"고 밝혔다.

    오세운 기자 cloud5@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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