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 조선 부문 중간 지주사인 HD한국조선해양은 최근 인도 최대 국영 조선소인 코친조선소(CSL)와 ‘조선 분야 장기 협력을 위한 포괄적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6일 발표했다. 국내 조선업체가 인도와 협력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코친조선소는 인도 정부가 67.91%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국영 조선소다. 인도 남부 케랄라주에서 상선부터 항공모함까지 다양한 선종을 설계·건조·수리한다. 코친조선소는 최근 5년간 소형 상선 60척, 함정 10척 등 총 70척의 선박을 인도했다.

인도 코친조선소 전경. / HD현대 제공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HD현대는 이번 협약을 통해 인도 조선업계와 동반 성장 기회를 모색한다. HD한국조선해양은 코친조선소 설계·구매 지원부터 생산성 향상, 글로벌 수준의 품질 확보를 위한 기술 협력에 나선다. 또한 인적 역량 강화, 교육 훈련 체계 고도화 등 다양한 영역에서 전략적 협력을 추진한다. 양사는 향후 인도 및 해외 시장에서 선박 수주 기회도 함께 모색하기로 했다.

이번 협력은 인도 정부가 지난 2021년과 2023년에 발표한 ‘인도 해양산업 비전 2030’, ‘해양산업 암릿 칼(황금기) 비전 2047’ 등 해양산업 육성 로드맵과 관련이 있다. 인도 정부는 이들 로드맵을 통해 2030년까지 조선업계 세계 10위, 2047년까지 세계 5위로 성장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인도는 이를 위해 올해 약 2500억루피(4조 원) 규모의 해양개발기금을 조성하고 자국 조선산업과 해양 인프라 고도화를 위한 정책적 지원을 확대하고 있다.

국가 지원에 힘입어 인도의 조선산업은 빠르게 성장 중이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켄 리서치에 따르면 2022년 약 9000만달러(1200억 원) 규모였던 인도 선박 건조 및 수리 시장은 지난해 기준 11억2000만달러(1조5300억원)로 12배 이상 성장했다. 2033년까지 연평균 60% 이상의 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HD현대는 “이번 협력은 HD현대와 코친조선소 모두에게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이자, 인도의 해양산업 국가 비전 실현을 앞당기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HD현대의 축적된 기술력과 경험을 바탕으로 코친조선소의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지원하는 동시에 국내 기자재 업체와의 동반성장을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미하 기자(viva@chosunbiz.com)

<저작권자 ⓒ ChosunBiz.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