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열린 '골든돔' 추진 계획 발표 행사서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의 설명을 듣고 있다. 2025.05.21 /AFPBBNews=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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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의 수석고문이었던 댄 콜드월은 현재 2만8500명 규모의 주한미군을 1만명 수준으로 줄여야 한다는 내용의 '미군 태세 조정' 보고서를 발표했다. 미국의 이익에 초점을 맞춘 이 보고서는 싱크탱크 '국방우선순위'의 제니퍼 캐버노 선임연구원과 공동으로 작성됐는데, 다음 달 미국의 새 국방전략(DNS) 발표를 앞두고 주한미군 감축과 재배치를 둘러싼 주장을 이어갔다는 분석이다.
콜드월은 "미 국방부는 국가 이익을 보호하는 방향으로 미국의 글로벌 군사 태세를 수정해야 한다"며 "이는 특정 지역의 군사력 규모를 축소하고 다른 지역의 병력 구성과 배치를 변경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아시아 지역에서 일부 미군을 철수시켜 보다 방어에 유리한 위치로 재배치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동맹국 및 파트너에 상당한 책임을 이양하고 미군 지역 태세의 중심축을 제1도련선에서 제2도련선으로 이동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제1도련선은 오키나와에서 대만과 필리핀에 이르며, 제2도련선은 괌과 사이판, 파푸아뉴기니 앞바다까지 포함한다.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 파견된 미군 운용을 더 자유롭게 하기 위해 주한미군을 재배치해야 한다는 취지다.
보고서는 주한미군을 전략적으로 다른 지역에 활용하지 못하기 때문에 감축해야 한다고 말한다. 콜드월은 "한국은 미국에 자국 기지를 역내 다른 분쟁 시에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전면적 비상 접근 권한을 제공하지 않았다"며 "이로 인해 남아 있는 미군 병력은 역내 전쟁 발생 시 활용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양안(중국과 대만) 충돌 등에 있어 주한미군의 개입을 한국이 반대할 수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아울러 한국의 방위비 부담 문제도 우회적으로 건드렸다. 보고서는 "한국은 다른 많은 미국 동맹국들보다 국방에 더 많이 지출하고 있지만, 여전히 몇몇 핵심적 전투 지원 역량에서 미국에 의존하고 있다"며 "한국은 북한에 대해 상당한 재래식 무기의 우위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가까운 미래에는 미국 지원 없이도 효과적으로 자국을 방어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한국이 자국 내에 미국의 방위 자산을 다른 지역 안보 위기 대응에 사용하는 것을 계속 제한한다면 남아 있는 전투기와 지상군 대부분도 철수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다만 "한국이 기지를 물류 또는 정비 허브로 사용하는 데 동의한다면 일부 유지·보수 인력은 남아 있을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보고서는 국방부가 미국의 핵심 국가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유럽과 아시아 등 글로벌 군사 태세를 재검토해야 한다는 주장을 담았다. 특히 동아시아의 미군 태세에 대해서는 중국과의 세력 균형 유지와 미국의 이익 보호에 집중되도록 재조정해야 한다고 했다. 유럽의 미군 군사 태세는 지나치게 방대해 유럽 동맹국의 무임승차를 조장했다고도 설명했다.
콜드웰은 이번 권고에 대해 "동맹과 파트너 국가들은 자국 방어에서 훨씬 더 책임을 지도록 요구받게 되며 최전방 방어 작전에서도 미국은 주로 지원 역할에 집중하게 된다"며 "미국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꼭 필요한 곳을 제외하고 미군이 취약하고 노출된 위치에 전진 배치되는 병력의 수는 줄어들 것"이라고 했다. 특히 아시아 지역에서는 미국의 이익을 확보하는 동시에 대한 해협과 남중국해 등 주요 분쟁 지역에서 긴장을 완화하는 것을 목표로 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콜드웰 전 고문은 헤그세스 국방 장관의 수석 고문이었지만 지난 4월 미 외교·안보 고위당국자들이 후티 공습 계획을 민간 메신저 채팅방에서 논의했다가 실수로 해당 방에 초대된 기자를 통해 정보가 유출된 '시그널 게이트'에 연루돼 해임됐다.
한편, 전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내각회의에서 "한국은 자국의 방위비를 스스로 부담해야 한다"며 "(현재)부유한 나라인 한국은 연간 100억달러(약 13조7000억원)를 지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하늬 기자 hone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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