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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12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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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0세 맞은 '말레이시아 근대화의 아버지' 마하티르 전 총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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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0세가 된다는 것은 축복이자 두려움"
    한국 경제발전 모델 벤치마킹 등 인연 깊어


    한국일보

    마하티르 빈 모하맛 말레이시아 전 총리가 지난해 8월 쿠알라룸푸르 고등법원을 떠나며 지지자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쿠알라룸푸르=EPA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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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하티르 빈 모하맛 말레이시아 전 총리가 10일로 100번째 생일을 맞았다. ‘말레이시아 근대화의 아버지’로 불리는 그는 고령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현안에 목소리를 내며 건재함을 과시하고 있다.

    마하티르는 이날 생일을 맞아 생중계된 팟캐스트에서 “많은 축하를 받아 감사하고 기쁘다”며 “100세가 된다는 것은 축복이자 두려움”이라고 말했다. 정치인으로서 살아온 길을 되돌아보며, 자신을 지지해준 이들에게 감사를 전하기도 했다.

    말레이시아에서는 정치적 숙적으로 꼽히는 안와르 이브라힘 총리를 포함해 정·재계 인사와 국민들의 축하가 이어졌다. 안와르 총리는 “마하티르 박사의 지속적인 봉사는 국가에 큰 영감을 주고 있다”며 “그의 지속적 안녕과 마음의 평화, 건강을 기도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1925년 7월 10일생인 마하티르는 1957년 말레이시아 독립을 전후해 정계에 입문했다. 1981년 총리에 올라 2003년까지 22년간 장기 집권하며 빈곤했던 농어촌 국가를 중진국 반열에 올려놨다. 철강·자동차 등 공업 강국으로 키우고 대규모 인프라 개발을 추진하면서 ‘근대화를 이끈 국부(國父)’라는 평가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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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말레이시아 수도 쿠알라룸푸르의 랜드마크인 페트로나스 트윈타워 모습. 쿠알라룸푸르=허경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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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97년 아시아 금융위기 당시 국제통화기금(IMF) 개입을 거부하고 독자 환율 정책을 고수해 빠른 회복을 이끈 것도 대표적 업적 중 하나로 꼽힌다. 푸트라자야 행정수도 개발, 남북 고속철도 추진, 쿠알라룸푸르 랜드마크인 페트로나스 트윈타워 건설 등 굵직한 프로젝트도 그의 손에서 시작됐다.

    2018년에는 93세의 나이로 다시 총리에 선출되며 ‘세계 최고령 국가 정상’ 기록도 세웠다. 다만 고속 성장 이면에 권위주의 통치와 언론 통제로 ‘개발 독재자’라는 비판도 함께 받아왔다.

    2022년 총선 낙선 뒤 정계 은퇴를 선언했지만, 여전히 각종 정치 행사에 참여하거나 정권 비판에 앞장서는 등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지난 5월 AFP통신 인터뷰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향해 “비이성적이며 신중하지 않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당시 트럼프 행정부의 이민 정책, 그린란드 편입 시도 등을 두고는 “구시대에 살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국과도 인연이 깊다. 그는 첫 집권기에 한국과 일본의 빠른 경제성장을 모델로 삼는 ‘동방정책(Look East)’을 추진했다. 2018년 싱가포르에서 열린 한·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정상회의에서는 “한국은 과거 말레이시아보다 못 사는 나라였지만 이제 산업기술, 정보통신기술(ICT), 제조업 분야에서 세계 선진국으로 우뚝 섰다”며 “말레이시아도 한국의 성장 비결을 배우고 싶다”고 말했다.

    하노이= 허경주 특파원 fairyhk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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