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할 전선을 2개로 만들 수 있어
러 공격 시 유력한 타깃은 발트3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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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보도되는 국제 뉴스를 읽다 보면 사건의 배경이나 해당 국가의 역사 등을 알지 못해 이해하기 어려운 경우가 종종 생깁니다. 5월 9일부터 격주 금요일에 만날 수 있는 '세계는 왜'는 그런 궁금증을 쉬운 언어로 명쾌하게 풀어주는 소화제 같은 연재물입니다.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왼쪽)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024년 7월 카자흐스탄 수도 아스타나에서 정상회담 전 악수하고 있다. 아스타나=AFP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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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다음으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을 침공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는 가운데, 중국과 협력해 공격을 벌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러시아가 발트3국을 공격하면 중국이 대만을 침공해 나토를 위시한 서방 세력의 군사력을 분산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은 지난 5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만약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대만을 공격한다면, 러시아가 나토 영토를 공격할 수도 있다"고 언급했다. 러시아와 중국이 각각 대만과 나토를 침공해 서방이 상대해야 할 전선을 2개로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뤼터 총장의 논리가 어느 정도 타당성이 있다고 봤다. 댄 해밀턴 미국 브루킹스연구소 비상근 선임연구원은 키이우인디펜던트에 "러시아는 중국의 요청이 없더라도 대만 침공을 틈타 유럽에서 추가 도발을 벌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카밀 그랑 유럽외교관계위원회 전문가도 "러시아가 미국의 시선을 대만에 고정시킨 틈을 타 나토를 시험할 수 있다"고 봤다.
러시아가 나토 국가를 공격하다면 유력한 타깃은 발트3국이다. 발트3국은 러시아의 월경지인 칼리닌그라드, 친러 국가 벨라루스, 나토 국가인 폴란드와 국경을 맞대고 있다. 리투아니아와 폴란드 국경에 있는 수바우키 회랑이 막힌다면, 발트3국은 육로를 통해 나토 국가로 진출할 수 없다. 즉 러시아는 수바우키 회랑만 점령하면 발트3국을 고립시킬 수 있고, 이것이 발트3국 침공 가능성이 제기되는 이유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이후 나토 결속력이 약해진 점도 러시아에는 기회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나토 정상회의를 앞두고 나토 헌장 5조에 대해 "여러가지 해석이 있다"고 답해 유럽 회원국들을 혼란에 빠뜨렸다. 나토 헌장 5조는 집단방위의 근간으로, "한 회원국에 대한 공격은 나토 전체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한다"는 내용이다. 결국 불안해진 유럽을 달래기 위해 정상회의 공동성명에서 "나토 헌장 5조를 철통같이 수호한다"는 문구가 담기기도 했다.
박지영 기자 jypar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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