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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9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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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지율 10%대 추락' 국힘…'개혁파' 안철수·한동훈은 왜 못 뭉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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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he300]보수 내부 '쇄신연대' 실종, 각개 전투만…전체 파이 키우기 위한 노력 필요

    머니투데이

    29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열린 제21대 대통령 후보자 국민의힘 3차 경선 진출자 발표 행사에서 결과 발표 전 한동훈, 안철수 후보가 대화하고 있다. 2025.4.29/사진=뉴스1 /사진=(서울=뉴스1) 국회사진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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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의힘 지지율이 10%대로 내려앉은 상황에서도 당내 개혁의 동력이 미미하다. 소위 '언더찐윤'(드러나지 않은 친윤석열계 핵심인사)이 최소 20~30명에 이르는 반면 당내 개혁파들은 각개전투에 매몰된 탓이 없지 않다. 일각에선 안철수 의원과 한동훈 전 대표 등 개혁파들이 연대를 통해 세력을 키워야 한단 목소리가 나온다.

    11일 한국갤럽에 따르면 지난 8~10일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02명을 대상으로 현재 지지하는 정당을 물은 결과 국민의힘은 19%로 나타났다. 더불어민주당(43%)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한국갤럽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의 지지도가 20%를 밑돈 것은 2020년 11월 조사 이후 처음이다.(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서 ±3.1%P,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

    대선 패배 후 국민의힘 지지율이 내리막을 걷는 가운데 당내 '빅네임' 중 쇄신파로 분류되는 안 의원과 한 전 대표도 각자 페이스북 메시지를 낼 뿐 공동행동은 하지 않고 있다.

    안 의원은 이날 당 지지율이 19%를 기록한 것과 관련, SNS(소셜미디어)를 통해 "쇄신하고 변화하라는 국민의 준엄한 경고에도 귀를 막은 채, 변화하려는 노력은 하지 않은 채, 오직 기득권 수호에 몰두한 결과"라며 "찐윤 세도정치는 이제 완전히 막을 내려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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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철수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혁신위원장 사퇴 및 전당대회 출마를 밝힌 후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5.7.7/사진=뉴스1 /사진=(서울=뉴스1) 유승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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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전 대표는 전날 SNS에 "우리 국민의힘은 강력한 쇄신과 반성을 통해 아직 건너지 못한 계엄과 탄핵의 바다를 건너야 한다. 범죄를 주도하고 가담한 사람은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엄정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했다.

    안 의원은 지난 7일 쌍권(권영세·권성동) 지도부 인적 쇄신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며 혁신위원장을 사퇴한 뒤 당대표 출마를 선언했다. 이후 당이 중증 환자를 넘어 "정신을 잃은" 상황이라며 공천혁명 등 당 수술(개혁) 방안을 연일 내놓고 있다.

    이에 안 의원으로부터 청산 대상으로 지목된 권영세 의원이 "자신의 이익 추구를 마치 공익인 양, 개혁인 양 포장하는 비열한 행태"라고 비판하고, 권성동 의원도 "일신의 영달을 우선하는 모습"이라고 발끈했다. 특히 안 의원이 지난 대선 당시 김문수·한덕수 후보교체 과정에 대해 '불공정과 불의, 반헌법과 반민주 새벽 후보교체 막장 쿠데타'라고 비판하자 권성동 의원이 "하남자 리더십"이라고 직격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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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동훈 국민의힘 전 대표가 29일 경기 평택시 해군 2함대사령부에서 열린 '제2연평해전 승전 23주년 기념식'에서 묵념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5.6.29/사진=뉴스1 /사진=(평택=뉴스1) 김영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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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흥미로운 점은 이런 대립 상황에서 친한계 인사들의 비판의 화살은 친윤계가 아닌 안 의원을 주로 향한단 점이다. 박정훈 국민의힘 의원은 "인적 청산은 당 혁신의 출발이자 종착점"이라면서도 "혁신위원장 인선으로 스포트라이트를 실컷 즐긴 뒤 이제 와서 '친윤(석열)이 인적 청산을 거부해 그만두고 당 대표 나간다'고 하면 그 진정성을 누가 믿어주겠나. 똑같은 꼼수"라고 주장했다.

    최근 당대표 출마를 선언한 친한계 조경태 의원은 지난 8일 CBS라디오에서 안 의원을 겨냥해 "회의도 한번 하지 않고 갑자기 사퇴한 것은 절차적 민주주의를 무시하는 행위"라며 "12·3 비상계엄을 했던 윤석열 전 대통령도 마찬가지 아니냐"고 비판했다.

    친한계는 안 의원이 주장했던 인적 쇄신에는 공감을 표하고 있다. 그런데도 안 의원에 대해 견제의 목소리를 내는 것은 같은 찬탄(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찬성)파 내 세력 경쟁 차원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국민의힘 한 관계자는 "큰 방향성이 같은 개혁파끼리 서로 연대하고 합쳐도 부족한데 아쉬운 모습"이라며 "국민의힘에서 쇄신파 비중이 워낙 작기 때문에 일단 전체 파이를 키우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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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언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와 의원들이 11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특별검사팀의 의원실 압수수색을 규탄하고 있다 해병대원 순직 사건을 수사 중인 이명현 특별검사팀은 이날 오전 윤석열 정부에서 국가안보실 2차장을 지낸 임 의원의 국회 사무실을 압수수색하고 있다. 2025.7.11/사진=뉴스1 /사진=(서울=뉴스1) 황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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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거 보수정당은 옛 한나라당 시절 '정풍운동'을 주도한 '남원정'(남경필·원희룡·정병국)을 비롯해 미래연대, 수요모임, 민본21, 초선 공부모임 등 개혁 소장파 모임의 명맥이 이어졌으나 현재는 사실상 끊겼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22대 총선 낙선자 30~40대가 주축이 된 '첫목회' 정도가 소장파 모임 역할을 자임했으나 대다수가 원외인 데다 그마저도 계파갈등으로 일부가 이탈하는 등 활동이 활발하지 못한 상태다.

    소장파로 분류되는 초선 김재섭 의원은 지난달 오마이뉴스 인터뷰에서 "(당내) 수도권 의원이 너무 없다. 몇 명이 산발적으로 메시지를 내긴 하지만 그게 조직화된 형태의 메시지로 분출이 잘 안 되는 게 문제"라며 "같이 목소리를 내는 데 게을렀던 것에 대해 반성하고 있다"고 했다.

    당내 빅샷은 물론 젊은 소장파까지, 개혁의 목소리를 하나로 묶을 구심점이 부족하다는 지적은 쇄신에 속도를 내야할 국민의힘 입장에선 뼈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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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철수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본회의가 열린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공개 의원총회를 마치고 나오고 있다. 2025.7.3/사진=뉴스1 /사진=(서울=뉴스1) 김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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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몇 안 되는 국민의힘 내 개혁파들이 '원팀'까진 못 돼도 밥도 같이 먹고 토론회도 세미나를 공동으로 개최하는 등 느슨한 연대를 통해 대안 또는 주류세력으로 인정을 받아야 당원들도 선택을 할 것 아닌가"라며 "당내 대구경북 의원들은 주류·책임의식이 강한 반면 개혁파는 상대적으로 부족하다. 한동훈 전 대표만 해도 지난 대선 때 혼자 다녔고 안철수 의원도 혁신위원장을 던진 건 파급효과가 컸을지언정 책임의식을 훼손한 면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지난 대선 때 보수진영에서 가장 인상적인 장면이 안철수와 이준석이 같이 AI(인공지능) 토론회를 열 때였다"며 "보수 전체 파이를 키우고 긍정적인 에너지를 모색하는 그림이 연출된 것"이라고 했다. 그는 "개혁파가 당원과 국민을 상대로 나를 선택해야 한다고 따로따로 목소리를 내면 보수층의 대안으로 인정을 받기 어렵다. 서로 연대 또는 통합을 통해 책임있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밝혔다.

    박소연 기자 soyunp@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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