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현지시각) 가자지구 남부에서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다친 아이가 쿠웨이트 특수야전병원 의료진이 치료하고 있다. 라파흐/UPI 연합뉴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이스라엘군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물을 구하기 위해 기다리고 있던 사람들을 공습해 어린이 최소 7명이 목숨을 잃었다. 이스라엘군은 “실수”라고 했지만 아이들의 생명은 돌아올 수 없고, 2023년 가자전쟁 발발 뒤 가자지구 주민 누적 사망자 숫자는 5만8000명을 넘어섰다.
이스라엘군은 13일 가자지구 중부 누세이라트 난민 캠프 인근 급수 시설 주변을 공격해 최소 10명이 숨졌고 이중 7명은 식수를 받기 위해 줄을 서 있던 어린이들이었다. 목격자들은 주민들이 물통을 들고 급수 시설 주변에 모여있는데 드론(무인기)이 미사일을 발사했다고 말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당시 어린이 20명과 성인 14명이 줄을 서 있었다고 전했다. 이스라엘군은 급수 시설 인근에 무장한 사람을 겨냥했으나 “기술적 오류”로 목표물에서 수십미터 떨어진 곳을 향해 발사하는 실수가 있었다며, 해당 사건을 조사 중이라고 밝히는 데 그쳤다. 이스라엘군의 가자지구 물자 반입 제한으로 최근 가자지구 주민들은 식수 부족에도 시달리고 있다. 정수 시설 자체도 부족하고 연료가 적어 정수시설을 가동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아, 급수 시설에서 물을 받으려 사람들이 줄을 서고 있다. 같은 날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 시장 한 곳도 공격해 칸딜 외과 전문의 등 17명이 사망했다.
전날인 12일 의료진과 목격자 증언에 따르면 미국과 이스라엘이 주도하는 단체인 가자인도주의재단(GHF)이 운영하는 남부 라파흐 배급소 주변에서 주민 31명도 총격을 받아 사망했다. 이스라엘군은 수상한 이들을 향해 경고 사격을 했을 뿐이라고 주장하고 가자인도주의재단은 사상자 발생은 없었다고 말했다. 지난 5월 말 가자인도주의재단이 유엔 기관 대신 구호품 배급을 통제하기 시작한 이후 거의 매일 같이 배급소 주변에서 주민들이 숨지고 있지만, 이스라엘군과 가자인도주의재단은 이런 주장을 되풀이하고 있다. 유엔에 따르면 가자인도주의재단 배급소 운영 뒤 배급소 주변에서 숨진 주민은 약 800여명에 이른다.
카타르 도하에서 진행 중인 협상은 공전 중이다. 팔레스타인 소식통을 인용한 아에프페(AFP)통신은 이스라엘이 하마스가 요구하는 가자지구의 이스라엘군 철수를 수용하지 않아 협상이 공전 중이라고 전했다. 반면 이스라엘 쪽은 하마스가 타협을 거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런 상황에서 이스라엘군은 공습을 격화해 희생자는 갈수록 늘고 있다.
가자지구 보건부는 2023년 10월7일 가자 전쟁이 시작된 후 팔레스타인 5만8026명이 숨지고, 13만8520명이 다쳤다고 13일 밝혔다. 이중 절반 이상은 여성과 어린이였다.
12일(현지시각) 가자 북부 가자시티에서 팔레스타인 민방위대원들이 무너진 건물 잔해 사이에서 피해자들을 수색, 구조하고 있다. 가자시티/UPI 연합뉴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최우리 기자 ecowoori@hani.co.kr
▶▶[한겨레 후원하기] 시민과 함께 민주주의를!
▶▶민주주의, 필사적으로 지키는 방법 [책 보러가기]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