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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6 (토)

    이슈 국회의원 이모저모

    강선우 “쓰레기 분리 지시? 차에서 먹으려던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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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갑질 의혹에 황당한 해명

    이재명 정부 1기 내각에 대한 첫 국회 인사청문회가 부실과 파행을 거듭했다. 이날 국회에서는 여성가족부 강선우,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배경훈, 해양수산부 전재수, 통일부 정동영 장관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가 소관 상임위별로 진행됐다.

    국민의힘은 ‘보좌관 갑질’ 의혹이 제기된 강선우 후보자에 대해 집중 공세를 폈다. 현역 의원인 강 후보자가 보좌진에게 자택 쓰레기 분리수거와 변기 수리를 시켰고, 최근 5년간 20명 넘는 보좌진을 면직 처리했다는 의혹에 관심이 집중됐다. 당초 국민의힘이 강 후보자의 전직 보좌관을 증인으로 신청했지만 민주당에서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한다. 결국 증인 채택이 불발된 상태에서 여야 간엔 의혹 관련 공방만 오갔다.

    강 후보자는 이날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보좌관 갑질 논란과 관련해 처음으로 사과했다. 언론 보도가 나온 지 5일 만이다. 강 후보자는 “저로 인해 논란이 있었던 점에 대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상처를 받았을 보좌진들에게 심심한 사과를 보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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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열린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인사청문회장 밖에서 피켓시위를 하고 있는 국민의힘 보좌관협의회 회원들. /남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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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만 강 후보자는 제기된 의혹에 대해선 “사실과 다르다”는 취지로 반박했다. 강 후보자는 종이 상자 등에 담긴 쓰레기를 보좌진에게 주며 분리수거를 시켰다는 의혹에 대해 “사무실에 쓰기 위해 주문한 물품이라든지 그런 것들은 택배 상자를 뜯을 때도 있고 뜯지 않을 때도 있고 가지고 내려간 적이 있다”고 했다. 자택에서 가지고 나와 보좌진에게 준 상자가 쓰레기가 아니라 의원 사무실에서 쓸 물품이었다는 취지다.

    음식물 쓰레기 처리를 지시했다는 전직 보좌관 주장에 대해서도 강 후보자는 “전날 밤에 먹던 것을 아침으로 차에 가면서 먹으려고 가지고 (집에서) 내려갔던 것”이라며 “다 먹지 못하고 차에 남겨 놓고 내린 것은 잘못”이라고 했다. 고장 난 자택 변기를 보좌진에게 살펴보라고 지시했다는 논란에 대해서도 “지역 보좌관에게 조언을 구하고 부탁한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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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의힘 이달희 의원이 14일 국회 여성가족위원회에서 열린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에 대한 인사청문회에서 음식물 쓰레기를 들어보이며 갑질 의혹 관련해 질문하고 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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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앞서 일부 매체는 강 후보자가 여당 의원들에게 의혹을 제보한 전직 보좌진에 대해 법적 조치를 하겠다는 입장을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강 후보자는 이날 “공식 입장도 아니고, 공식 설명도 아니고, 공식 자료도 아니다”라며 “내부적으로 여당 보좌진들과 함께 흐름을 공유하기 위해서 작성이 되었던 것이, 어떻게 하다 보니 밖으로 유출이 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후보자 측에서 작성한 것은 맞지만, ‘공식 입장’은 아니라는 주장이다.

    청문회에선 강 후보자 배우자가 바이오·헬스케어 업체 A사에서 받은 스톡옵션(주식 매수 청구권) 1만주를 재산 신고에 포함하지 않은 사실도 논란이 됐다. 강 후보자는 “당시 스톡옵션 부여에 대한 거부 의사를 밝혔고, 스톡옵션 부여가 취소된 줄 알았으나 취소가 안 됐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며 “(청문회를 계기로) 이번에 인지했고 서면으로 취소 의사를 다시 밝혔다”고 했다.

    변호사인 강 후보자의 배우자는 2020년 4월~2024년 5월 A사 감사를 지냈다. 강 후보자는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이던 2020년 8월 국회에서 보건 의료 벤처기업 활성화 방안을 주제로 한 토론회를 주최했고, A사 대표가 참석했다. 이날 청문회에 유일한 증인으로 참석한 A사 대표 이모씨는 “강 후보자가 국회의원인 줄 상당한 시간 후에 알았다”고 했고, 강 후보자 배우자의 스톡옵션은 “바빠서 (부여) 취소를 놓쳤다”고 했다.

    야당은 강 후보자가 보건복지위 소속이던 2022년 배우자와 딸이 당시 3000여 만원어치 바이오 업체 B사 주식을 매입한 것과 관련해 B사 대표를 증인으로 신청했다. 하지만 이 증인도 해외 출장을 이유로 불출석 사유서를 냈다.

    이날 열린 다른 청문회도 대부분 증인 채택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채 진행됐다. 배경훈·정동영 후보자는 증인이 0명, 전재수 후보자는 참고인만 1명이었다. 이날 열린 4건을 포함해 이번 주 열리는 총 17건의 인사청문회가 ‘맹탕 청문회’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정치권에선 증인 채택 거부 등 민주당의 ‘후보 감싸기’도 문제지만 제1 야당인 국민의힘이 증인 채택·핵심 쟁점에서 집중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권순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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