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윤상현이한테 한 번 더 이야기할게"
의혹 부인에도… 휴대폰 교체 시기 겹쳐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이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박물관에서 열린 '긴급토론회 무엇을 할 것인가? 자유공화 리셋코리아를 위하여'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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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해 12월 윤석열 전 대통령과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 간 핵심 통화 내용이 공개된 직후 본인 휴대폰을 교체한 것으로 드러났다. 윤 의원의 '공천개입 의혹'을 뒷받침하는 정황으로 해석된다.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윤 의원은 작년 12월 자신의 휴대폰 기기를 돌연 바꿨다. 명씨가 검찰에 이른바 '황금폰'을 포함한 휴대폰 3대와 이동식저장장치(USB) 1개를 제출하며 공천 개입 의혹 수사가 본격화한 시기였다.
검찰이 명씨 휴대폰에 대한 포렌식을 통해 확보한 통화 내용에는 윤석열 전 대통령과 명씨가 김영선 전 의원 공천을 논의하면서 당시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이었던 윤 의원을 거론하는 내용이 담겼다. 2002년 5월 9일, 대통령 취임을 하루 앞둔 윤 전 대통령이 그해 국회의원 보궐선거와 관련해 "내가 김영선이 경선 때부터 열심히 뛰었으니까 김영선이를 좀 해 줘라 그랬는데, 말이 많네 당에서"라고 말하자, 명씨는 "진짜 평생 은혜 잊지 않겠습니다. 고맙습니다"라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 대화에는 윤 전 대통령이 김영선 전 의원 공천을 윤 의원에게 직접 부탁하겠다는 취지로 언급하는 대목도 포함돼 있다. 명씨가 "윤한홍·권성동 의원이 (김영선 공천을) 불편해하는 것 같다. 한말씀 드리면 경남에 여성 국회의원 없었습니다"라고 얘기하자, 윤 전 대통령은 "알았어요. 윤상현이한테 한 번 더 이야기할게. 공관위원장이니까"라고 답했다.
명씨는 이 통화를 마치고 약 40분 뒤 윤 전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와도 통화한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김 여사는 명씨에게 "(윤석열) 당선인이 (김영선 공천과 관련해) 지금 전화했다. 걱정하지 마시라. 잘될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밝혀졌다.
윤 의원은 그동안 "윤 대통령에게 (공천자 명단을) 보고한 적 없다"며 공천 개입 의혹을 부인해 왔다. 그러나 공교롭게도 그의 휴대폰 교체 시기가 문제의 윤 전 대통령·명씨 통화 내용의 공개 시점과 맞물렸다는 점에서 해명의 신빙성도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들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지난 8일 윤 의원의 국회 사무실과 자택 등을 압수수색했지만 휴대폰 확보에는 실패했다. 윤 의원 측은 특검에 아이폰을 임의 제출했으나, 해당 아이폰은 잠겨 있었으며 특검의 비밀번호 제공 요청도 거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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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ww.hankookilbo.com/News/Read/A20250708134100005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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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소영 기자 sosyo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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