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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6 (토)

    "대기 긴 여성 화장실의 변기 늘리자"...경제 방침에 넣은 일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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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자 화장실 이용 환경 개선' 경제운영 채택
    이시바 관심 사항… "범정부 제도 정비 필요"


    한국일보

    여자 화장실 이미지.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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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 정부가 '여자 화장실 이용 환경 개선'을 경제 운영 방침에 담았다고 아사히신문이 16일 보도했다. 남자 화장실보다 변기 수가 많이 부족한 탓에 여자 화장실의 대기 시간이 긴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것이다.

    보도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지난달 각의(국무회의)에서 채택한 '경제 재정 운영과 개혁의 기본 방침'에 '여자 화장실 이용 환경 개선'을 명시했다.

    여자 화장실 이용 환경 개선은 이시바 시게루 총리가 미는 주요 정책 중 하나다. 요코사와 다카노리 입헌민주당 의원이 지난달 9일 참의원(상원) 결산위원회에서 질의한 것이 발단이었다. 아사히는 "여자 화장실 문제에 이렇다 할 대책이 없다는 걸 알게 된 이시바 총리는 주위에 '어떻게 해결할 방법이 없겠냐'고 물었다"며 "경제 재정 운영 방침에 여자 화장실 문제가 명시된 건 이시바 총리 노력이 컸다"고 전했다.

    남성 화장실과 비교하면 여성용 변기 수는 턱 없이 부족하다. 남녀별 화장실 변기 수를 조사하는 행정서사 모모세 마나미가 전국 역·상업시설 화장실 907곳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남성용 변기 수는 여성용의 1.73배에 달했다. 여성용 변기 수가 남성용보다 많은 화장실은 46곳에 그쳤다.

    이시바 총리는 국제적십자위원회(ICRC)의 재해대피소 기준에 맞춰 여성용 변기를 늘리는 방안을 염두에 두는 것으로 알려졌다. ICRC가 정한 대피소의 남녀 변기 수 비율은 1 대 3이다. 여성의 화장실 이용 시간이 남성보다 3배 정도 소요돼서다. 이 기준을 공공시설이나 상업시설에 적용하면 여성용 변기 수가 지금보다 크게 늘어나게 된다.

    그러나 정부는 아직 구체적인 대책까지는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9일 관계 부처 회의를 열어 대규모 행사 주최 측에 '여성용 임시 화장실을 충분히 확보하라'는 내용의 공문을 발송한 정도다. 아사히는 "아직 근본적인 해결 방안은 보이지 않는다"며 "화장실은 설치 장소에 따라 소관 부처가 나뉘는 만큼 범정부적인 제도 정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도쿄= 류호 특파원 h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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