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2025 BOK 지역경제 심포지엄
온라인유통·배달플랫폼 성장에 자영업자간 지역 양극화 심화
광역거점도시·지역거점대학 육성 제언도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7일 광주광역시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25년 BOK 지역경제 심포지엄' 오프닝세션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사진제공=한국은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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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유통과 배달플랫폼의 성장이 자영업자 폐업 증가와 매출 양극화를 초래했다는 한국은행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한은은 앞으로도 플랫폼 경제의 영향력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성장잠재력이 큰 자영업자를 선별적으로 지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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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배달 늘수록 음식점 폐업 증가…일식·양식 성장, 한식·주점 위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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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은 17일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2025년 BOK 지역경제 심포지엄'을 열고 플랫폼 경제의 확산에 따른 지역경제 대응방안과 발전 방안을 논의했다.
먼저 한은이 발표한 '온라인 플랫폼 성장이 지역 자영업에 미치는 영향 및 대응방향' 보고서에 따르면 양극화 지표인 소매 자영업체 분배율은 2018~2019년 109.9배에서 2022~2023년 235.3배로 상승했다.
2018년엔 소매 자영업자 중 매출 상위 20%가 하위 20%보다 매출이 110배 정도 많았지만 2023년엔 230배가 넘을 정도로 격차가 벌어졌다는 의미다.
특히 음식배달 플랫폼의 등장은 자영업 폐업을 늘리고 양극화를 키웠다. 온라인 배달 비중이 10%포인트(p) 오를 때 지역 인구 1만명당 음식점 자영업자는 3.4명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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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배달 비중 10%p 상승하면 대규모와 소규모 음식점간 매출 성장률 격차는 수도권이 3.2%p, 비수도권이 6.3%p 확대됐다. 업종별로는 배달비중이 높은 일식·중식·서양식 등이 성장했고, 주점·한식·비알코올 음료 업종은 폐업이 늘었다.
또 지역 내 온라인소비 비중이 1%(p) 상승할 때 소매업 고용은 비수도권에서만 유의하게 줄었다. 자영업자 감소가 중심이었다. 무점포 소매 등 자영업 성장이 수도권에만 집중됐기 때문이다.
같은 지역 내에서도 업체 특성과 업종에 따라 양극화 양상도 달랐다. 온라인 판매를 병행한 업체는 자영업자수 감소폭이 상대적으로 작았다. 반면 음식료품과 의류업종처럼 온라인 대체가 쉬운 업종일수록 타격이 컸다.
다만 임금 근로자를 포함한 전체 음식업 고용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배달플랫폼이 외식시장 규모를 키우면서 경쟁에서 살아남은 업체가 고용원을 늘렸기 때문이다. 택배업 일자리도 늘었다. 대신 상가 공실률은 상승했다. 온라인쇼핑으로 절약한 시간을 헬스장, 피부관리 등 시간집약적 서비스에 쓰는 경향도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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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영업 지원, '선별·구조개편' 투트랙 필요…메가 샌드박스·지역거점대학 육성 제언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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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한국은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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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은 성장잠재력이 큰 자영업자를 선별적으로 지원하고, 경쟁에서 밀린 영세 자영업자는 임금 노동자로 흡수하거나 실업보험 등 제도의 실효성을 높이는 식으로 '성장-안전망' 투트랙 지원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정부의 자영업 대상 금융지원도 △창업초기 △소규모 △청년층 업체에 매출개선 효과가 집중됐다고 지적했다. 2000만원 미만의 소액 지원은 매출을 개선시키지 못하고 폐업방지 효과도 미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성장 잠재력이 큰 자영업자를 선별해 충분히 지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경쟁에서 밀려난 자영업자는 경우에 따라 자연스러운 전업을 유도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지역경제의 어려운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선 균등한 자원 배분보다는 '선택과 집중'으로 역량을 모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심포지엄에선 광역거점도시에 지역별 특화 산업을 집중 지원하는 '메가 샌드박스' 조성과 지역거점대학 육성을 위한 정책 지원 필요성도 제기됐다.
박양수 대한상공회의소 SGI 원장은 △저출생 △지역소멸 △탄소중립 △첨단산업 육성 등을 포괄하는 국가 전략으로 메가 샌드박스를 제안했다.
메가 샌드박스는 혁신산업자에게 규제를 일정 기간 유예하는 규제 샌드박스를 광역 단위로 넓힌 개념이다. 광역거점도시나 그 인근에 △특화 산업 지정 △에너지 공급과 R&D(연구·개발) 지원 △ 대학·정주여건 개선 △산업단위 규제 대폭 유예 △재정·조세 인센티브 제공 등으로 투자활성화를 유도하는 제도다.
서성민 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지역거점대학을 '연구 중심 대학'으로 육성할 때 고용과 매출 증가 등 지역경제에 긍정적 효과가 나타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서 연구위원은 "지역거점대학이 지역의 혁신 허브로 기능할 수 있게 창업과 기술이전 등 대학과 지역경제 간의 연결성을 강화하고 거점대학과 비거점대학 간 기능적 연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주현 기자 nar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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