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이데일리 강신우 기자] 내수 부진이 지속하고 글로벌 통상환경이 급변하면서 한국 경제가 활력을 잃은 가운데, 최근 증시 활황과 민생 추가경정예산(추경) 등으로 소비심리가 개선된 것은 긍정적인 시그널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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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재정부는 18일 발표한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7월호’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소비·건설투자 등 내수 회복이 지연되고 취약부문 고용 애로가 지속된 가운데, 미국 관세부과에 따른 대외여건 악화로 수출 둔화 우려 등 경기 하방압력이 여전한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소비심리 개선 등 긍정적 신호도 나타나는 모습”이라고 했다.

이번 경제동향은 전달과 경제 지표가 비슷한 상황이어서 새로운 표현이 추가되진 않았다. 다만 고금리 기조가 점차 완화하고 증시 활황과 2차 추경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돼 소비 심리가 회복세를 보이면서 대내 하방압력은 누그러졌단 분석이다. 지난 6월 소비자심리지수(CSI)는 108.7로 2021년 6월(111.1) 이후 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소비자심리지수가 기준선(100)을 웃돌았던 전월(101.8)에 이어 6.9포인트 큰 폭으로 상승하면서 소비 심리는 회복세를 잇고 있다.

조성중 기재부 경제분석과장은 “작년 말부터 ‘경기하방 압력’이란 표현을 썼고 현재도 대외 불확실성은 지속되고 있어서 하방압력이 여전한 상황”이라고 했다. 그는 다만 “대내적으로는 주가가 많이 오르고 추경 사업에 대한 기대감 등이 소비 심리에 영향을 주면서 하방압력이 줄었고, 향후 소비 쪽에 지속적으로 (긍정적인) 작용을 할 여지가 있어 보인다”고 했다.

소비자심리지수를 제외한 경제 지표는 악화일로다. 지난 5월 산업활동동향의 주요지표를 보면 산업생산과 투자는 감소했고, 소비는 제자리걸음을 걸었다.

전산업생산은 올해 1월 1.6% 감소했다가 2월(0.7%)과 3월(1.1%)에는 두 달 연속 증가세를 나타냈지만 4월(-0.8%)엔 3개월 만에 감소 전환했다. 설비투자는 전월 대비 4.7% 쪼그라들었다. 지난 2월 21.3%의 큰 증가율을 나타낸 뒤 3월부터 감소세로 돌아섰다. 건설기성은 건축(-4.6%) 및 토목(-2.0%)에서 공사실적이 모두 줄어 전월 대비 3.9% 줄었다. 소매판매는 전월 대비 보합을 기록했다. 통신기기·컴퓨터 등 내구재(1.2%), 의복 등 준내구재(0.7%)에서 판매가 늘었으나 화장품 등 비내구재(-0.7%)에서 판매가 줄었다.

고용 부문에서도 전체 취업자 수는 늘었지만, 제조·건설업은 한파가 여전한 상황이다. 통계청이 발표한 ‘6월 고용동향’을 보면 지난달 15세 이상 취업자는 2909만 1000명으로 1년 전보다 18만 3000명 늘었다. 다만 제조업과 건설업 취업자 수는 각각 8만 3000명, 9만 7000명 줄었다. 청년(15~29세) 고용률도 14개월째 내리막이다.

정부는 활력을 잃은 경제를 살리기 위해 2차 추경을 신속 집행하고 통상 리스크 대응에도 총력을 다할 방침이다.

조 과장은 “경기, 민생 회복을 위한 31조 8000억원 규모의 추경을 최대한 신속히 집행하고 오는 21일 지급 예정인 민생회복 소비쿠폰이 소비와 지역경제 등 내수 활성화의 계기가 될 수 있도록 범정부 역량을 집중하는 가운데, 미국 관세부과에 따른 우리 기업 피해지원 등 통상 리스크 대응에 총력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