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2.19 (금)

    트럼프, ‘엡스타인 음란 편지’ 보도에 14조원대 소송 제기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트럼프, WSJ·머독 등 상대로 역대급 소송

    “인정된다면 미 역사상 최대 규모”

    머스크, 다시 엡스타인 관련 트럼프 공격

    [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을 상대로 최소 100억달러(약 13조 9350억원)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하는 등 ‘엡스타인 사건’이 트럼프 대통령의 여전한 정치적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데일리

    성범죄자 제프리 엡스타인(왼쪽)과 엡스타인의 전 여자친구이자 미성년자 성매매를 도운 기슬레인 맥스웰(사진=AFP)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1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전일 트럼프 대통령은 마이애미 연방 법원에 WSJ의 기자 2명과 WSJ의 발행사인 다우존스, WSJ의 모기업 격인 뉴스코퍼레이션과 뉴스코퍼레이션의 창립자인 루퍼트 머독 등이 자신을 명예훼손하고 엄청난 재정적·명예적 피해를 입혔다면서 소장을 제출했다.

    100억달러대 손해배상 소송은 역대급 수준이라고 로이터는 짚었다. 명예훼손 및 수정헌법 1조 소송에 참여했던 한 변호사는 “100억 달러는 터무니없이 높은 금액”이라면서 “이것이 인정된다면 미국 역사상 가장 큰 명예훼손 평결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지난 17일 WSJ 보도에 따른 것이다. WSJ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03년 억만장자 제프리 엡스타인의 생일을 축하하면서 “외설적인 그림을 그린” 편지를 보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즉각적으로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해당 편지가 가짜라고 밝혔음에도 기사를 내보냈다”며 분노했다.

    다우존스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우리는 보도의 엄격성과 정확성에 전적인 확신을 가지고 있으며, 모든 소송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제프리 엡스타인은 2019년 미성년자 성매매 수사를 받던 중 자살한 인물로, 그가 정관계 유력 인사들이 포함된 성 접대 리스트를 가지고 있으며 그로 인해 타살을 당했다는 주장 등 그의 범행과 죽음을 둘러싼 음모론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이 가운데 이달 법무부와 연방수사국(FBI)은 엡스타인이 유력 인사들을 협박하거나 블랙리스트가 있었다는 증거는 없으며 그의 사망 원인도 자살이라고 재확인한 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이는 지난 2월 엡스타인의 리스트를 “지금 내 책상에 앉아 들여다 보고 있는 중”이라던 팸 본디 법무장관의 발언과 충돌한다. 이에 일부 보수 진영에선 본디 장관 해임 요구가 제기됐고, 이에 트럼프 대통령이 과도한 관심을 자제할 것을 촉구하자 미국 보수층이 분노를 표출하는 등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층마저 분열하는 흐름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처럼 엡스타인 파일을 공개하라는 압력이 거세지자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7일 본디 장관에게 모든 관련 대배심 증언 자료를 공개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이에 트럼프 행정부는 다음날 엡스타인과 엡스타인의 전 여자친구이자 미성년자 성매매를 도운 영국 출신 기슬레인 맥스웰 사건에 대한 대배심 재판 기록을 공개하라는 동의안을 맨해튼 연방법원에 제출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엑스(X, 구 트위터)를 통해 엡스타인 사건 관련 “법무부 발표는 명백한 은폐”라고 주장하는 등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공격을 재개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