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당대표 후보 인터뷰
"여당과 싸우지 않는 사람, 다음 총선서 쇄신 대상"
‘대여 투쟁 기여도’ 수치화 통해 향후 당무에 반영
혁신위 겨냥 “사람 쳐낸다고 대안 정당 되지 않아”
“윤 어게인·광화문 절연? 선거 때만 도와달라 하나”
[이데일리 노진환 기자] 장동혁 국민의힘 의원이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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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대표 출마 의사를 밝힌 장동혁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17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당의 혁신 방향을 묻자, 장 의원은 ‘지금은 내부 정리보다 강력한 대여 투쟁이 필요한 때’라고 단언했다. 다만 “싸우지 않는 사람은 다음 총선에서 쇄신하면 된다”고 말하며, 인적 쇄신 가능성을 열어뒀다.
장 의원은 특히 ‘대여 투쟁 기여도’를 공천 기준에 반영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그는 민주당처럼 의정 활동을 수치화하긴 어렵더라도, “할 수 있는 만큼 최대한 계량화해 대여 투쟁에 얼마나 적극적으로 임했는지를 평가할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평가 방식에 대해서는 “외부 중립 인사들로 구성된 시스템을 통해 공정성과 객관성을 확보하겠다”며, 윤리위와 같은 당 기구를 연계하는 구상도 언급했다. 단순한 주관적 판단이 아닌 ‘투쟁 실적’에 근거한 공천 심사 시스템을 도입하겠다는 점에서, 경쟁 주자들과의 차별화를 꾀한 대목이다.
이러한 ‘회초리’는 최근 지지율 하락 원인을 내부 갈등과 낮은 대여 투쟁력으로 보는 판단에서 비롯됐다. 장 의원은 “대선 직후 당 지지율은 41%에 달했지만, 지금은 10%대로 내려앉았다”며, “그만큼 우리가 여당과 제대로 싸우지 못했고, 내부 갈등만 보여주며 실망감을 줬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이런 맥락에서 그는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의 전횡 사과 및 인적 청산을 담은 혁신위의 제안에 선을 그었다. 장 의원은 “지금의 혁신 방향에 동의할 수 없을뿐더러, 이런 입장을 반개혁적이라 평가하는 것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몇 명을 쳐낸다고 우리가 잘 싸우는 정당이 되는 건 아니다”라며 “몇 명을 쳐내야 우리가 국민께 정책 대안을 제시할 수 있는 정당이라고 평가받을 수 있겠나”라고 반문했다.
그는 혁신위가 제안한 노선은 “민주당이 만든 프레임에 휘말린 것”이라고도 비판했다. 그는 “지금은 대여 투쟁을 제대로 해나가는 게 혁신의 시작이지, 누구를 지목해서 갈등을 일으키는 것이 혁신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윤 어게인이나 광화문 세력 등 이른바 강성 지지층에 대해서도 ‘절연’보다는 ‘설득’이 우선이라는 입장이다. 장 의원은 “그분들의 주장에도 나름의 핵심이 있다”며, “선을 긋는다고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 선거 때는 도와달라고 해놓고 지금 와서 손절하는 건 옳지 않다”고 지적했다. 강경 보수 세력에 대해선 당에 도움이 되지 않는 주장에는 분명히 선을 긋되, 배제보다 방향 제시와 통합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자신이 강성 이미지로 불리는 것에 대해 그는 “윤 전 대통령의 관저 앞에 나간 것도, 탄핵에 반대한 것도 모두 제 소신에 따른 행동”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의 대통령이 탄핵을 당하고 재판받는 상황에서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 당 소속 국회의원의 역할이라면, 정당은 왜 존재해야 하는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비판과 욕먹는 걸 감수하더라도, 어려운 시기 동지애로 정면 돌파할 길을 만들어가는 것이 정치”라고 덧붙였다.
[이데일리 노진환 기자] 장동혁 국민의힘 의원이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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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장 의원과의 일문 일답
-출마를 결심한 배경은
△당이 매우 어려운 시기다. 그래서 출마하지 말라는 분들도 있고, 다음 기회를 보라는 분들도 있다. 하지만, 국민의힘에 과연 ‘다음’이 있을까 하는 걱정이 들었다. 당을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역할이 있다면 도전해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됐다.
-다른 후보에 비해 본인만의 강점이 있다면
△다른 분들은 이미 대선에 출마했던 분들이다. 변화와 쇄신을 바라는 국민에게 새로운 기대감을 줄 수 있을 거로 생각한다. 국민은 민주당과 맞서 싸울 수 있는 당대표를 원할 것이다. 나는 과거 특검을 막아내며 싸워왔고, 여당의 문제를 지적하며 정책적 대안을 제시할 수 있다고 본다.
-김문수 후보와 지지층이 겹칠 것 같다.
△겹칠 수 있다. 하지만, 나는 내 방식대로 당원을 설득할 것이다. 누가 출마하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다. 지금 이 시점에서 내가 당을 어떻게 바꿀 것인가를 당원들에게 설득할 수 있을지가 핵심이다.
-대여투쟁엔 강하지만, 당내 혁신엔 약하다는 평가도 있다.
△혁신이란 이름으로 매번 도그마(독단)에 빠져 있다. 사과하고, 사람을 쳐내고, 또다시 사과하는 방식이 반복된다. 몇 명을 쳐낸다고 우리가 정책 정당이 될 수는 없다. 나는 누구보다 우리 당이 국민의 민생을 해결하는 강한 정당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믿는다.
-윤희숙 혁신위원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단절을 강조했다.
△동의하기 어렵다. 그런 주장을 반개혁적이라고 몰아붙이는 것에도 동의할 수 없다. 사과하고 사람을 잘라내는 것만이 혁신의 과제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광화문·윤 어게인 세력과 단절도 요구했다
△그분들 역시 우리 당의 지지자다. 선거 때는 도와달라고 하다가 선거 끝나자 불편하다고 나가달라는 게 말이 되나. 강성 주장에 대해선 당에 도움이 안 된다고 말하고 설득해야 한다. 대안을 제시하며 힘을 모아야 한다. 설득하며 가는 게 정치다.
-장 의원이 생각하는 혁신은
△필요하다면 인적 쇄신은 필요하다. 그러나 지금은 하나로 뭉쳐 싸워야 할 시기다. 여전히 대여투쟁보다 당내 갈등을 일으키는 분들에겐 때에 따라 다른 방식이 필요하다.
-제도적으로는 어떤 걸 구상 중인가
△민주당처럼 의정 활동 전반을 완전히 계량화하긴 어렵지만, 최소한 대여투쟁에 얼마나 기여했는지는 평가할 필요가 있다. 그걸 공천에 반영하겠다는 것이다. 계량화와 평가는 외부의 중립적 인사가 공정하게 진행하는 시스템을 만들겠다.
-계엄 해제 의결엔 참석했으나 여전히 ‘강성 주자’로 평가받는다
△지금까지 모든 사안에 대해 정면 돌파해 왔다. 탄핵에 반대한 것도, 관저 앞에 간 것도 모두 내 소신에 따른 것이다. 그것이 강성으로 보일 수는 있겠지만, 당의 대통령이 탄핵당하고 재판받는 상황에서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 당 소속 국회의원의 역할이라면 정당은 왜 존재해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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