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도 휴전 촉구
지난 14일(현지 시간) 가자지구 가자시티 내 한 공동 급식소에서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음식을 받기 위해 몰려들고 있다. /AP=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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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28개국과 유럽연합(EU)이 이스라엘의 구호물자 전달 방식을 비판하며 즉각 전쟁 중단을 촉구했다.
21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28개국 외무장관들은 이날 공동 성명을 내고 "이스라엘 정부의 구호물자 전달 방식은 위험하고 불안을 조장하며 가자지구 주민들의 인간 존엄성을 빼앗고 있다"고 규탄했다.
이어 "가자지구 민간인의 고통이 극에 달했다"면서 "한 방울씩 흘려보내는 방식의 원조는 물과 식량을 구하려는 어린이를 포함한 민간인을 비인도적으로 살해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가자지구 전쟁은 즉시 끝나야 한다"며 "우리는 즉각적인 휴전을 지원하고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그리고 전 지역에 안보와 평화를 위한 정치적 해법을 마련하기 위한 추가적인 조처를 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이들 국가는 이스라엘 정부에 구호품 반입 제한을 즉시 해제하고 유엔을 포함한 인도주의 단체들이 안전하게 활동할 수 있도록 보장하라고 요구했다. 또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를 향해 "인질들의 지속적 구금을 규탄하며 즉각적이고 무조건적 석방을 촉구한다"고 했다.
공동 성명은 오스트레일리아·오스트리아·벨기에·캐나다·키프로스·덴마크·에스토니아·핀란드·프랑스·아이슬란드·아일랜드·이탈리아·그리스·일본·라트비아·리투아니아·룩셈부르크·몰타·네덜란드·뉴질랜드·노르웨이·폴란드·포르투갈·슬로베니아·스페인·스웨덴·스위스·영국의 외교장관과 EU 평등·준비와 위기 관리 위원 명의로 발표됐다.
20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가자 북부에서 구호품을 기다리다 이스라엘군의 총격으로 숨진 희생자를 끌어안고 있다. /로이터=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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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도 휴전을 촉구했다. 그는 스테판 뒤자릭 유엔 사무총장실 대변인을 통해 성명을 내고 "사람들의 생명을 지탱해 주던 마지막 생명줄이 무너지고 있다"며 "어린아이와 성인들이 영양실조로 고통받고 있다는 보고가 늘어난 상황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이어 "최근 적대행위가 격화한 가운데 인도주의적 지원 체계가 방해받고, 약화하고, 위협받고 있다"며 "수만 명이 거주하는 데이르알발라 일부 지역에 내려진 새로운 대피령은 사람들을 더 절박한 상황에 몰아넣고 있으며 유엔의 생명 구조 지원 능력을 제한한다"고 비판했다.
이스라엘은 하마스가 구호품을 탈취할 수 있다며 유엔 팔레스타인 난민구호기구(UNRWA)가 아닌 미국과 이스라엘이 주도하는 구호단체 가자인도주의재단(GHF)을 통해 구호품을 전달하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이스라엘군이 구호품을 기다리는 팔레스타인인들을 향해 총격을 가하는 사태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20일에는 이스라엘군이 구호품을 기다리던 팔레스타인인을 향해 발포해 최소 93명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라엘군은 구호품 보급 과정에서 '즉각적 위협'을 제거하기 위해 경고 사격을 발사했다며 "사상자 수가 과장됐다"고 주장했다.
이스라엘 외무부는 28개국 성명을 두고 "현실과 동떨어져 있고 하마스에 잘못된 메시지를 전달한다"며 "하마스가 이스라엘이 지원하는 임시 휴전과 인질 석방 제안을 거부해 전쟁을 장기화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미국과 독일은 이번 성명에 참여하지 않았다. 마이크 허커비 이스라엘 주재 미국 대사는 소셜미디어 X에 올린 글에서 이 성명을 "역겹다"고 비난하며 하마스가 휴전안을 모두 거부하고 있기 때문에 하마스에 압력을 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요한 바데풀 독일 외무장관은 전날 X에 올린 글에서 기드온 자르 이스라엘 외무장관과 통화해 가자지구의 인도적 상황에 우려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이영민 기자 letswi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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