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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임세영 기자 =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2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44대 정동영 통일부 장관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2025.7.25/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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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25일 "20년 전 통일부는 역사적 6·15 공동선언의 언덕 위에 있었다면, 오늘의 통일부는 완전히 무너진 남북 관계의 폐허 위에 서 있다"고 했다.
정 장관은 이날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20년 만의 장관직에 복귀하는 회한을 전하며 이같이 말했다.
정 장관은 "이재명 대통령이 저를 다시 통일부 장관으로 보낸 건 무너진 한반도의 평화를 복원하고 남북관계를 개선하라는 특명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정 장관은 윤석열 정부 당시 북한과 적대적 관계를 이어가 통일부의 역할이 축소된 점을 비판했다. 그는 "윤석열 정부는 내란을 통해서 민주공화국 대한민국을 무너뜨리고, 통일부의 무력화를 통해서 한반도 평화의 마지막 버팀목까지 부러뜨렸다"며 "남북 관계를 관리하고 한반도의 평화 공조를 이끌어야 할 통일부 조직은 축소됐고 역할과 기능은 왜곡됐다. 남북 관계를 복원하고자 하는 우리 스스로의 의지와 능력마저 퇴색됐다"고 말했다.
정 장관은 통일부의 정상화를 통한 한반도의 평화 체제 구축을 강조했다. 그는 "한반도 평화와 남북 관계의 복원, 이를 위한 통일부 정상화는 시대적 과제가 됐다"며 "정책의 대전환을 통해서 실종된 평화를 회복하고 무너진 남북 관계를 일으켜 세워야 한다"고 했다.
이어 "지금은 평화의 시간이어야 한다. 평화가 경제이고 민생이며 안보와 생존의 토대"라며 "국민주권 정부의 첫 통일부 장관으로서 평화를 만들고 지켜온 민주 정부의 역사를 정확하게 계승하겠다"고 밝혔다.
정 장관은 이와 함께 △남북 간 끊어진 연락 채널의 신속한 복구 △민간이 주도하는 평화 경제 시대 △국민주권 대북 정책을 위한 '사회적 대화 기구 출범' 등을 제시했다.
아울러 정 장관은 위축된 통일부 조직의 정상화를 강조했다. 이를 위해 조직 역량의 회복과 조직 문화의 치유를 통한 조직의 정상화를 이끌어 통일부 장관으로서 '한반도 평화 특사'의 역할을 해나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정 장관은 취임식 직전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도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을 만나 감축 전 정원을 회복시켜달라는 요청을 이미 했다"라며 "축소된 통일부 정원을 되돌리는 것이 먼저 할 일"이라고 말했다.
정 장관은 2004년 첫 통일부 장관직 재임 시절을 회고하며 "2005년 5월 차관급 회담이 열리기까지 10달이 걸렸다. 포기하지 않고 쉼 없이 문을 두드리자 마침내 문이 열렸다"며 "대북 정책의 핵심은 인내라는 것을 배웠다"고 말했다.
이어 "2021년 김정은 위원장은 대남 대미 관계와 관련해서 '강 대 강 선 대 선'의 원칙을 설명했다"며 "그런 측면에서 보면 지난 3년은 남북 간의 적대와 대결로 맞받아쳤던 강 대 강의 시간이었다. 이제는 선 대 선의 시간으로 바꿔야 한다"고 했다.
정 장관은 이날 취임식에 앞서 경기도 파주시에 위치한 판문점을 찾기도 했다. 남북 간 긴장 완화와 대화를 추진하는 이재명 정부의 메시지를 부각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취임사에서도 판문점 방문을 언급했다. 그는 "대답이 없는 남북 직통전화를, 전화기를 들고 벨을 길게 세 차례 눌렀다. 선이 끊어진 것인지 벨이 울려도 받지 않는 것인지, 전화는 먹통이었다"며 "판문점에서 서울로 돌아오는 차 안에서, 저는 다시 한번 무거운 마음으로 분단국가의 통일부 장관으로서 긴 전쟁을 끝내고 한반도의 평화 체제를 시작해야 할 역사적 소명을 마음속으로 되새겼다"라고 전했다.
한편 정 장관은 인사청문회 당시 거론했던 통일부 명칭 변경에 대해선 천천히 논의하겠다고 했다. 그는 취임식 전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통일부 명칭 변경과 관련한 질문에 "무엇이든지 우선순위가 있지만 (통일부 명칭 변경은) 우선순위가 아니라고 생각한다"라고 답했다.
정 장관은 취임사의 끝으로 김소월 시인의 '진달래꽃' 100주년 행사를 남북 간 공동으로 열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는 "오는 12월26일은 김소원 시인이 진달래꽃을 펴낸 지 꼭 100년이 되는 날이다. 이런 경사를 남과 북이 함께 누려야 하지 않겠냐"며 "존경하고 사랑하는 통일 가족 여러분 우리에게는 금단의 선을 넘어 역사를 만들었던 기억이 있다. 인내심을 갖고 저 멀리 아른거리는 평화를 향해 나아가자"고 덧붙였다.
조성준 기자 develop6@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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