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국, 상대 책임 주장하며 대치
캄보디아군 BM-21 다연장로켓 발사기가 25일 태국과의 접경지역인 오다르민체이주 모처에서 대기하고 있다. 오다르민체이(캄보디아)=로이터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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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과 캄보디아 간의 충돌이 이틀째 이어지고 있다. 포격을 동반한 공격이 이어지며 사망자는 최소 16명으로 늘었다. 말레이시아가 중재를 자처했으나, 양측은 서로 상대방이 휴전 의사를 보이지 않고 있다며 분쟁을 이어가고 있다.
전투 확대로 태국서 약 13만 명 피란
품탐 웨차야차이 태국 총리 직무대행은 24일 오전 4시 즈음부터(현지시간) 태국-캄보디아 국경 12개 지점에서 중화기 사용을 포함한 전투가 벌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전날만 해도 6개 지역에서 교전이 벌어졌는데, 하루 만에 두 배 더 많은 곳에서 전투가 벌어진 셈이다.
양측은 상대방을 비난하고 나섰다. 태국군은 이날 캄보디아군이 포와 다연장로켓을 동원해 학교와 병원을 포격했다면서 "민간인에 대한 고의적인 공격은 전쟁범죄"라고 비난했다. 반면 캄보디아 정부는 태국군이 대량의 집속탄을 사용했다고 주장하며 태국이 국제법을 위반했다고 맞섰다.
피해는 점차 커지고 있다. 태국 보건부에 따르면 지금까지 태국 내에서 민간인 14명과 군인 1명이 사망하고 46명(군인 15명)이 부상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태국 내 피란민도 13만8,000명에 달한다. 캄보디아는 정부 차원의 사상자 통계를 발표하고 있지 않으나, 전투가 이어지고 있는 오다르민체이주(州) 정부는 1명이 사망하고 5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휴전 중재' 두고 입장 충돌
국제사회는 외교적 해결을 촉구하고 나섰다. 태국과 캄보디아가 모두 속해 있는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의장국인 말레이시아가 중재국 역할을 자처했다. 안와르 이브라힘 총리는 전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스북에 "말레이시아는 아세안 통합과 공동 책임의 정신으로 대화를 도울 준비가 되어 있다"며 "훈 마넷 캄보디아 총리와 웨차야차이 대행에게 깊은 우려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말레이시아의 중재 시도는 실제 휴전으로 이어지지 못했다. 훈 총리는 이날 페이스북에 "(말레이시아의 중재로) 태국이 당초 24일 밤 12시를 기해 휴전하기로 합의했지만 한 시간도 안 돼 말을 바꿨다"며 태국의 책임을 주장하고 나섰다. 이어 "이번 무력 충돌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태국이 정전을 수용할 의지가 있어야 한다"고 비난했다.
반면 태국은 캄보디아와 어떠한 대화도 오고가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니콘데이 발란쿠라 태국 외무부 대변인은 이날 AFP통신에 "캄보디아가 외교적 통로로 이번 문제를 해결하고 싶다면 우리는 그에 응할 준비가 돼 있다"면서 "아직 어떠한 응답도 받지 못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정혁 기자 dinner@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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