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선거에 출마한 박찬대 의원(왼쪽)과 정청래 의원이 27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KBS에서 2차 TV 토론회 시작 전 악수를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
이재명 대통령에 이어 더불어민주당을 이끌 새 당대표를 뽑는 선거가 닷새 앞으로 다가왔다.
정청래·박찬대 민주당 의원(기호 순)이 양자 대결을 벌이고 있는 이번 전당대회 결론은 전체 권리당원(약 112만명)의 80%에 달하는 서울·수도권·호남 지역 '당심(黨心·당원 표심)'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대통령이 대표이던 시절 '당원 주권 정당'을 강화한 영향으로 국회의원이나 지역위원장이 당원들에게 미치는 영향력이 크게 약화되면서 '굳히기'에 나선 정청래 후보와 '뒤집기'를 노리는 박찬대 후보 모두 당원이 선호할 만한 메시지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27일 열린 두 번째 TV 토론에서도 두 후보는 협치 대신 강경 노선을 강조했다. 정 후보는 "협치보다 내란 척결이 우선"이라며 "통합진보당은 내란 예비음모 혐의로 정당이 해산됐고 의원직은 5명이 박탈됐는데, 국민의힘은 통진당보다는 100배, 1000배 위중하고 무겁다"고 말했다. 박 후보도 "지금까지 국민의힘 당대표 선거에 출마한 후보 중 협치 대상자는 없다"며 "국민의힘을 해체하고 당을 새롭게 만들겠다는 사람이 나온다면 그때쯤 가서 생각해보겠다"고 밝혔다.
내년 지방선거 공천을 두고도 신경전을 벌였다. 최근 정 후보가 "억울한 컷오프가 없는 노컷 당대표가 되겠다"고 언급한 것을 두고 박 후보는 "전략공천을 하지 않겠다는 뜻이냐"며 몰아붙였다. 그러자 정 후보는 "전략 지역을 선정하는 것을 두고 컷오프를 주장하는 건 침소봉대"라고 받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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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 초반 서로 친구라 부르고 네거티브 경쟁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던 것과는 사뭇 달라진 분위기다. 앞서 19일 충청권과 20일 영남권 합동연설회에서 정 후보가 모두 60%대 득표율을 기록하며 박 후보를 상대로 2연승을 거둔 것이 이후 선거 구도에 영향을 미쳤다.
민주당 내에선 "당원 중심 기조와 친민주당 유튜브 영향력 확대가 낳은 흐름"이라고 분석한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당원 중심 정당을 강조한 결과 더 강한 캐릭터를 보유하고 유튜브에서 지지를 받아야 지도부에 입성할 수 있는 구조가 만들어졌다"며 "그 흐름이 당대표 선거 초반에도 계속되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파이터' 이미지를 내세워 초반 승기를 잡은 정 후보는 최근 국회가 위헌정당 해산을 청구할 수 있게 하는 헌법재판소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지난 25일에는 검사를 징계로 파면할 수 있게 하는 검찰개혁법안을 추가로 내놨다.
이날 박 후보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재판을 담당하는 지귀연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를 압박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지난 25일엔 국민의힘 45명을 의원직에서 제명하는 내용을 담은 결의안까지 제출했다.
당내에서는 남은 닷새간 몇 가지 변수가 존재한다고 본다. 아직 전체 권리당원 중 20%만 투표가 이뤄진 상황이다. 민주당 텃밭이자 전통적으로 당의 미래를 내다보는 '전략적 투표'를 하는 호남권 표심은 드러나지 않았다. 또 가장 많은 권리당원이 포진해 있고 이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인 경기도가 남아 있다. 수해로 인해 당초 예정됐던 호남권, 경기·인천 합동연설회가 미뤄져 다음달 2일 서울 등과 함께 '원샷 경선'으로 열리는 점도 새로운 변수가 됐다.
[채종원 기자 / 진영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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