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중앙TV 캡처]

최근 북한에서 종영한 TV 드라마 '백학벌의 새봄'이 북한 사회의 부패와 가족 갈등 등을 비교적 솔직하게 묘사한 것은, 김정은 정권의 달라진 프로파간다 전략을 보여준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정권의 '약점'이 될 수 있는 상황들을 보여주고, 이를 당이 적극적으로 해결하는 모습을 담아내 체제에 정당성을 부여하려는 의도라는 것입니다.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북한 주민들이 국가 프로파간다를 회피하자 김정은이 현란한 TV 쇼를 시도하다' 제하의 기사를 현지시간 26일 보도했습니다.

북한 조선중앙TV가 올해 4월부터 지난달까지 방영한 22부작 연속극 백학벌의 새봄은 기존의 북한 드라마들과 달리 탈가부장적인 가정의 모습과 청춘 로맨스 등을 그려내 인기를 끌었습니다.

드라마는 백학농장에서 부패와 관료주의에 맞서 싸우는 당 간부가 작물 생산량을 늘리기 위해 분투하는 내용이 중심입니다.

지방 관리들이 곡물을 횡령하거나 농민들이 할당량을 채우지 못해 관리들에게 뇌물을 주는 모습 등이 담겼고, 가족 간의 일상적인 갈등 등도 비교적 솔직하게 묘사했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크리스 먼데이 동서대 교수는 WSJ에 "북한 콘텐츠에서 당과 개인의 결함이 이렇게 적나라하게 묘사된 적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식량부족·사회적 격차 등 북한의 '고난'을 드러내고 당과 정부가 이를 적극 해결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은, 정권의 정당성 유지를 위해 체제의 '약점'을 어느 정도 드러내는 전술이라는 평가입니다.

전영선 건국대 교수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도발적인 콘텐츠를 통해 주민들에게 생활 여건 개선 등의 변화를 약속한다며 "이런 새로운 종류의 콘텐츠는 김정은의 변화에 대한 절박함을 반영한다"고 분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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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효인(hija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