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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12 (금)

    이슈 유럽연합과 나토

    "굴복 vs 차악" 유럽국들, EU·美 무역 합의에 엇갈린 반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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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랑스 "자유 동맹의 굴복"…車 선방한 독일은 "환영"

    시장은 당장의 불확실성 완화 긍정적 평가

    뉴스1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7일(현지시간) 영국 스코틀랜드 턴베리에서 우르줄라 폰 데어 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 위원장과 EU에 대한 상호관세 및 자동차 관세를 15%로 낮추기로 한 무역 협상에 합의한 후 악수하고 있다. 2025.7.27 ⓒ AFP=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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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런던=뉴스1) 이지예 객원기자 = 유럽연합(EU) 지도부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와 타결한 무역 합의를 놓고 유럽국들 사이 안도감과 우려가 엇갈리고 있다.

    강경파 佛, '굴복' 비판…獨 등은 '차악' 환영

    AFP·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프랑수아 바이루 프랑스 총리는 28일(현지시간) 엑스(X)를 통해 "공동의 가치와 이익을 지키기 위해 단결한 자유인들의 동맹이 굴복해 버린 암흑의 날"이라고 밝혔다.

    프랑스 정부는 주류 등 자국의 일부 주요 산업에 대한 관세 완화가 기대되긴 하지만 합의 자체는 '불균형'하다는 입장이다. 마르크 페라치 프랑스 산업 장관은 공식 마무리가 될 때까지 추가 협상을 계속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프랑스는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관세에 맞서 EU가 강경 대응을 해야 한다고 줄곧 주장해 왔다. EU 최후의 통상 위협 대응 조치인 '반 강압 수단'(ACI) 발동을 적극 지지했다.

    자동차 산업이 강한 독일은 환영의 뜻을 밝혔다.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는 "수출 중심의 독일 경제에 큰 타격을 입힐 수 있던 무역 갈등을 막는 데 성공했다"고 강조했다.

    EU 순회의장국인 덴마크의 라르스 뢰케 라스무센 외무장관은 "이전만큼 좋은 무역 여건은 아니다. 이 건 우리의 선택이 아니다"라면서도 "상황을 안정시키고 양쪽 모두 감내할 만한 균형점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스웨덴의 베냐민 두사 무역장관은 "이번 합의는 누구도 부유하게 만들지 않겠지만 차악이기도 하다"며 "어느 정도의 예측 가능성을 제공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는 "합의 자체는 긍정적이지만 구체적인 내용을 직접 봐야 제대로 판단할 수 있다"고 말을 아꼈다.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는 합의안을 깎아내렸다. 그는 "트럼프가 폰데어라이엔을 아침 식사로 먹어 버렸다"며 "미국 대통령은 협상에서 '헤비급'이지만 집행위원장은 '페더급'(가벼운 체급)이라 진즉 이런 상황이 우려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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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년 11월 8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에 게양된 유럽연합(EU) 깃발이 펄럭이고 있다. 2023.11.08. ⓒ 로이터=뉴스1 ⓒ News1 윤다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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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럽증시 일제히 강세…불확실성 완화 안도

    트럼프 대통령과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전날 영국 스코틀랜드 회동에서 무역 합의를 했다.

    미국은 EU산 수입품에 기존 예고한 30%보다 낮은 15%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 EU산 자동차 관세 역시 27.5%에서 15%로 인하한다.

    15% 기본관세는 트럼프 대통령이 위협한 30%보다는 훨씬 낮지만 원래 미국의 평균 수입 관세율인 2.5%에 비하면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EU는 미국에 석유, 액화천연가스(LNG), 핵연료 등 7500억 달러(약 1038조 원) 규모의 미국산 에너지 구매와 6000억 달러(약 831조 원) 상당 대미 투자를 약속했다.

    로이터통신은 대미 투자 확대에 관한 구체적 조율이 이뤄진 건지 아직 불분명하다고 전했다. 또 정작 미국이 EU 측 수요를 맞출 만큼 에너지 생산량을 확보하기 쉽지 않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시장에선 EU와 미국의 무역 관계를 둘러싸고 여전히 넘어야 할 산이 많지만 당장 눈앞의 불확실성 완화는 긍정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28일 유럽 증시는 상승세로 한 주를 열었다. 범유럽 유로스톡스 600지수는 장중 553.40으로 4개월 이래 최고치를 기록 중이다. 독일 DAX, 프랑스 CAC40, 이탈리아 FTSE MIB 지수 모두 강세다.

    글로벌 투자은행 제프리스의 모히트 쿠마르 이코노미스트는 "15% 관세율은 시장이 두려워하던 것보다 낫다"고 평가했다.

    로드리고 카트릴 내셔널 오스트레일리아 은행(NAB) 수석 통화전략가는 "미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상황이 훨씬 명확해졌다"며 "투자, 사업 확장, 기회 모색 의지가 조금이나마 나아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z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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