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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1.04 (일)

    농축산물 개방 ‘불가피’ 전망…농민들 “식량주권 사수”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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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쌀 시장 개방 압박에 저율할당관세 쿼터 2만톤 활용 거론

    30개월령 이상 소고기 수입 전면 개방은 국민 설득 관건

    일각 “연료용 작물 확대”…정부 “양보폭 최소화 노력”

    경향신문

    대통령실 앞 농민단체 “농축산물 개방 반대” 한국농축산연합회 등 농민단체 회원들이 28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청사 인근에서 한·미 상호관세 협상에서 농축산물의 개방을 반대한다는 의미의 퍼포먼스를 벌이고 있다. 이준헌 기자 heo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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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 등 주요국들이 앞서 미국과의 관세 협상에서 농축산물 개방을 조건으로 타결하면서 한국도 일부 시장 개방이 불가피해지는 모양새다. 정부는 수입쌀 저율할당관세(TRQ) 물량 조정 등 가장 피해가 적은 선에서 타협점을 찾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농축산물 개방 압력이 커지면서 쌀·한우 농가 등 농민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한국농축산연합회·농민의길 등 국내 주요 농민단체들은 28일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결의대회를 열고 “단순 시장논리에 입각해 또다시 농축산물을 협상 수단으로 활용한다면 이는 정부가 5000만 국민의 생명 산업인 농축산업을 사실상 포기하는 것”이라며 “전국 농축산인은 식량주권 사수를 위한 대정부 투쟁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다음달 1일 관세 협상 마감 시한을 앞두고 사실상 미국의 농축산물 개방 압력은 피하기 어렵다고 판단하고 있다.

    우상호 대통령실 정무수석은 이날 브리핑에서 “관세 협상과 관련해 미국 측 압박이 매우 거센 것은 사실”이라며 “구체적으로 농축산물에 대한 요구가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가능한 한 국민 산업 보호를 위해 양보 폭을 최소화하려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미국과 관세 협상을 타결한 유럽연합(EU) 등의 경우 모두 농산물 개방 조건이 일부 포함돼 있다. 일본도 미국산 쌀 수입을 확대하기로 했고, 호주 역시 소고기 시장을 전면 개방하기로 했다.

    국내 시장을 개방한다면 우선 거론되는 부분은 쌀 시장이다. 미국 측은 현재 매년 13만t가량(약 32%) 수입하는 TRQ 물량을 늘려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약 41만t인 전체 TRQ 물량은 가공용·사료용으로 주로 쓰여 시장 영향이 적을 수 있다. 다만 중국·베트남 등 국가별 배정 물량을 바꾸려면 다른 국가들과 추가 협상을 벌여야 한다는 점이 걸림돌이다.

    이에 41만t 중 특정국에 배정되지 않은 2만t가량의 글로벌 쿼터 물량을 미국에 열어주는 방안도 거론된다. 농업 관련 싱크탱크인 GS&J 인스티튜트의 서진교 원장은 “(글로벌 쿼터 2만t에 대해) 수입 쌀 품질 기준을 높게 설정하는 우회적인 방법으로 미국산 쌀 수입을 늘리는 방안도 고려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30개월령 이상 미국산 소고기 수입도 미국 측이 강하게 요구하는 대목이다. 30개월령 이상 미국산 소고기 수입을 막는 국가는 한국을 제외하면 러시아와 벨라루스뿐이다.

    소고기 수입 문제는 축산농가 반발도 있지만 ‘2008년 광우병 트라우마’를 떠올릴 국민 설득이 관건이다. 현행 가축법상 국회 심의를 받아야 하는 ‘30개월령 이상 소고기 수입’ 때는 월령을 따로 표시하는 방향 등으로 소비자 안전장치를 보완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구이·스테이크용 고기는 월령 표기를 요구할 수 있겠지만 구분이 어려운 가공육을 어떻게 할지는 또 다른 문제”라며 “개방이 이뤄지더라도 피해 예측과 지원 대책이 병행되지 않으면 국회 승인이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쌀·소고기 대신 연료용 작물 수입 확대 등 제3의 카드를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는 제언도 나온다. 서 원장은 “쌀·소고기 추가 개방보다는 바이오에탄올이나 밀 등 미국에서 수입하는 품목의 양을 늘리는 방안이 국내 농민들 피해가 가장 적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세훈·박상영·민서영 기자 ksh3712@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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