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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5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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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갈라진 국민의힘, 누가 통합 이끌까? [정한울의 한국사람탐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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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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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인에 대한 오해⑮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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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대표 선거 앞두고 갈피 못 잡는 국민의힘


    8월 22일 당대표 선거를 앞두고 국민의힘 내부에서 여러 후보들이 출사표를 던졌다. 당의 사활을 건 리더십 경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됐지만, 국민의힘은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기존의 ‘친윤/반윤’ 대립을 넘어 ‘전한길 입당'을 두고 ‘친길/반길’ 논란까지 겹친 상황이다.

    국민의힘 위기 상황은 정당지지율만 봐도 뚜렷하다. 전국지표조사(NBS) 기준으로 2022년 윤석열 전 대통령 당선과 지방선거에서의 압승 때만 하더라도 국민의힘 지지율은 48%에 달했다. 윤 전 대통령 지지율 하락 및 이준석 당대표 축출과정에서의 내분 등으로 2024년 4월 총선까지 30%대를 유지했으나, 12·3 계엄직전에는 26%대까지 하락했다. 계엄과 탄핵, 대선 국면에서 국민의힘 지지층이 결집하면서 38~39%대까지 상승했지만, 헌법재판소 탄핵판결과 6월 대선을 거치면서 지지층 이탈이 심각해졌다. 7월 이후에는 지지율이 17%대까지로 떨어졌다.

    위기 원인은 보수 분열


    3년 전 과반 지지율에 육박했던 정당의 지지율이 10%대 후반까지 떨어진 것은 비정상이다. 2022년 6월과 탄핵과 대선 이후(2025년 7월) 지지율을 비교하면 문제 원인이 뚜렷하게 발견된다. 보수의 근거지 집단에서의 지지율 하락폭이 크다. 같은 기간 핵심 지지세대(6070세대)에서 무려 40%포인트가 하락했다. 보수의 지역기반인 대구·경북(38%포인트)과 부산·울산·경남(35%포인트)에서의 하락폭도 비슷한 수준이다. 따라서 차기 당대표는 지지대열에서 이탈한 계층을 정상궤도로 복원시키는 것이 핵심과제다.

    이탈보수의 귀환, 즉 잔류보수와 이탈보수의 연합을 위해서는 양측의 인식 차이가 발생하는 지점을 정확히 파악하고 공감대를 만드는 것이 핵심이다. 지난 5월 탄핵 이후 진보정책연구원과 한국사람연구원·한국리서치가 실시한 '2025 내셔널어젠다' 조사를 보면 잔류보수와 이탈보수가 갈라진 지점을 뚜렷하게 확인할 수 있다. 잔류보수와 이탈보수는 한미동맹/대북정책, 성장 대 복지 이슈에 대해서는 여전히 비슷한 인식을 보였다. 그러나 윤 전 대통령 탄핵에 대한 찬반과 서부지법 사태를 보는 인식에서는 뚜렷하게 엇갈렸다. 잔류보수층은 탄핵에 부정적 비율이 우세한 반면, 이탈보수 즉 국민의힘 지지를 철회한 계층에서는 ‘잘된 결정’이라는 응답이 72%에 달했다.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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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제는 연합 리더십의 부재


    국민의힘 지지층을 복원하려면 이탈한 보수층을 되돌리고, 잔류한 보수층과의 연합을 이뤄내야 한다. 딜레마는 이를 이뤄낼 통합적 리더십을 찾기가 어렵다는 점이다. 보수진영 인물에 대한 호감도를 평가한 결과, 잔류보수층에서는 한덕수 6.8점, 김문수 6.5점, 윤석열 5.4점, 한동훈 5.3점, 전한길 5.2점 순이었다. 반면 이탈보수층은 유승민(3.9점), 한동훈(3.8점), 이준석(3.6점) 등 탄핵찬성파 정치인에 대한 호감도가 상대적으로 높고, 김문수(3.0점), 전한길(2.3점), 윤석열(1.9점) 점수는 낮았다.

    이 수치대로라면 한덕수 전 총리나 한동훈 전 대표가 보수혁신의 잠재력을 가진 리더로 볼 수 있다. 그러나 한 전 총리는 대선 막바지 무리한 단일화 추진 과정에서 정치적 타격을 입었고, 한 전 대표는 이번 선거에 불출마를 선택했다. 김문수 후보는 잔류보수층에서 치우친 지지를 받고 있어 통합 리더십에는 한계가 있어 보인다. 결국 잔류보수와 이탈보수의 연합이야말로 보수 혁신의 핵심 과제임에도 그 연합을 이끌 리더십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에서 국민의힘의 혁신과 정상화는 아직 더 많은 성찰의 시간을 기다려야 할 것 같다.

    정한울 한국사람연구원 원장·정치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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