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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5 (금)

    트럼프 관세 시대…'위대하게' 외쳤지만, '위태로운' 미국 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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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세계 상호관세 7일 발효
    美관세수입 늘었지만, 무역적자·물가·고용불안은 여전
    英-印 FTA 체결, 인니-EU 속도…美 대체 교역국 모색

    머니투데이

    (워싱턴DC 로이터=뉴스1) 류정민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뉴저지로 출발하기 위해 '마린 원'(미 대통령 전용헬기)에 탑승하기 전 기자들과 만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5.08.01. ⓒ 로이터=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워싱턴DC 로이터=뉴스1) 류정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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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전쟁'이 1라운드를 마쳤다. EU(유럽연합)·일본·한국 등과 관세율 및 대미 투자의 밑그림을 담은 예비 무역합의를 이뤘고, 수십여개 국가에 7일부터 적용될 10~41%의 상호관세율을 통보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이 돌아왔다"며 벌써 성과를 자축한다. 그러나 관세전쟁이 드리울 그림자는 한층 짙을 수 있다. 심상치 않은 인플레이션과 함께 미국 경제에 대한 불신의 징후가 보인다.

    미 재무부 데이터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의 기본관세가 발효된 4월 이후 미국의 관세 수입은 급증하고 있다. 4~6월 누적 약 694억달러로 전년 동기(230억달러)의 3배로 불었다. 7월은 25일까지만 이미 278억달러로 전월 기록을 넘어설 전망이다. 기본관세 외에 자동차·알루미늄 등 품목관세를 잇따라 발효한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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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연간 관세 수입 추이/그래픽=김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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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외에서 벌어들인 관세를 국민에게 나눠주겠다는 구상까지 나왔다. 지난달 25일 트럼프 대통령이 "약간의 환급을 고려하고 있다"고 하자 나흘 뒤 공화당은 1인당 600달러 현금을 지급하는 '미국 근로자 환급법'을 발의했다.

    2분기 GDP도 3.0%(전기 대비 연율) 성장하며 전망치(2.3%)를 크게 웃돌며 1분기의 역성장(-0.5%)을 만회했다. 기업의 재고 확보가 줄면서 수입이 전분기 대비 30.3% 급감해 성장률을 한껏 끌어올렸다. 시장 지표도 나쁘지 않다. S&P500 지수는 트럼프가 승리한 지난해 11월 대선 이후 지금까지 9.63% 올랐다. 나스닥 100 지수는 같은 기간 14.79% 뛰었다.

    그러나 미국 경제의 양호한 지표가 '착시'란 진단도 나온다. 관세의 직접적인 목표인 무역수지 개선이 요원해서다. 미국의 상품 무역적자는 올 1분기 사상 최대인 1620억달러였고 2분기에는 그보다는 줄었지만 860억달러다. BBC는 "미국의 무역 적자는 다른 나라의 불공정한 무역 관행이 아니라 미국 경제의 구조적 불균형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물가도 불안하다. 6월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는 2.7%로 1월의 3%보다는 낮지만, 4월(2.3%)과 5월(2.4%)보다 높다. 이마저 연초 재고 축적으로 관세 영향을 흡수한 덕분인데 점점 바닥이 드러난다. 특히 CPI 세부 항목을 보면 관세 영향이 큰 가전제품, 스포츠 장비, 가구, 장난감, 의류 등 수입을 많이 하는 품목의 가격이 일제히 상승세다.

    기업들의 인내심도 한계에 다다랐다. 미국 내 생산이 80%에 달해 관세 타격이 작을 것이라던 포드마저 "관세 영향으로 연간 수익이 20억달러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포드가 수입 철강·알루미늄 관세를 직접 내진 않지만, 하청업체의 관세 비용이 전가되기 때문이다.

    고용에도 먹구름이 짙다. 1일 노동부가 발표한 7월 비농업 일자리 증가 수는 7만3000명으로 앞선 달에 비해서 크게 줄었고, 실업률은 4.2%로 한 달 전보다 0.1%포인트 증가했다. 이날 5∼6월 고용 증가폭도 대폭 하향 수정돼 고용 시장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대규모 감세안에 따른 재정 건전성 우려가 더해지며 미국 경제, 나아가 달러의 신뢰도마저 위태롭다. 블룸버그 달러 현물 지수는 지난해 11월 트럼프의 승리 이후 2.52% 하락했다. JP모건 전략가팀은 관세와 정책 불확실성을 이유로 달러 약세가 이어질 것으로 관측했다.

    자유무역 질서를 깨뜨린 미국을 신뢰할 수 없다며 대안을 찾는 움직임도 눈에 띈다. 영국과 인도는 3년간 끌어오던 자유무역협정에 지난달 24일 서명했고, 아세안 회원국인 인도네시아는 2016년부터 벌인 EU와 FTA(자유무역협정) 협상을 9월 안에 마무리하기로 했다. 또 EU는 최근 호주·캐나다·일본 등이 참여한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과의 구조적 협력을 제안했다. 뉴욕타임스(NYT)는 "동맹국들이 미국을 빼놓는 데 이어 단합해 미국에 맞설 수 있는가"를 고민한다고 분석했다.

    변휘 기자 hynews@mt.co.kr 김하늬 기자 hone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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