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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4 (금)

시진핑 “10월 경주 APEC 방한 고려…한중관계 디커플링 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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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원식 국회의장 42분간 만나

우원식 국회의장이 7일 중국 헤이룽장성 하얼빈시 타이양다오 호텔에서 시진핑 국가주석과 면담하고 있다. (국회의장실 제공) 2025.2.7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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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7일 겨울아시안게임 참석차 중국을 방문한 우원식 국회의장과 만나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중국 국가주석이 참석하는 것이 관례”라며 “관련 부처와 참석을 진지하게 고려 중”이라고 밝혔다. 시 주석이 올해 10월 경주에서 열리는 APEC 정상회의 참석에 대해 고려 중이라고 직접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시 주석의 방한이 성사되면 2014년 7월 이후 11년 만이다.

국회의장실에 따르면 우 의장은 중국 헤이룽장성 하얼빈의 한 호텔에서 시 주석과 42분간 단독 회동을 갖고 올해 10월 경주에서 열리는 APEC 정상회의에 참석해 줄 것을 요청하자 시 주석이 이같이 밝혔다. 앞서 시 주석은 지난해 11월 페루 리마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열린 한중 정상회담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방한 요청에 대해 즉답 없이 각각 ‘감사하다’고만 했다.

우 의장은 이날 회동에서 “한중 FTA 투자 후속 협정에서도 성과를 도출하길 기대한다”며 “한중 교역을 활성화하고 공급망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며 첨단분야에서 협력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시 주석도 “한중 관계가 안정적으로 유지되길 희망한다”며 “중국의 개방과 포용 정책은 굳건하고 디커플링에 반대한다”고 화답했다.

시 주석의 이 같은 언급은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대중국 압박 기조를 강화하며 한국의 동참 요구를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한중 디커플링이 가속화되는 것에 제동을 걸려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앞서 중국 내 서열 3위이자 국회의장 격인 자오러지(趙樂際)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도 5일 우 의장을 만나 한중 양국이 함께 디커플링을 막아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중국 관영 신화통신이 보도했다.

이번 우 의장의 방중은 자오 위원장 초청으로 4박 5일간 이뤄졌다. 시 주석은 이날 회동에서 “문화 교류는 양국 교류에 매력적 부분으로, 과정에서 문제가 불거지는 일은 피해야 한다”고 했다. 우 의장이 “한국에서는 중국의 영화, 드라마, 게임 등 문화 콘텐츠를 자유롭게 누리고 있는데, 중국에서는 한국 관련 문화 콘텐츠를 찾기 어렵다”면서 “문화 개방을 통해서 청년들이 서로 소통하고 우호 감정을 갖는 것이 매우 필요하다”고 하자 이같이 답변한 것이다. ‘한한령(限韓令)’에 대한 직접 언급은 없었지만 한한령 해제에 대한 기대감을 높일 만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우 의장은 또 비상계엄 사태 이후 국정 혼란과 관련해 “현재 정국은 불안정하지 않고 한국인의 저력으로 반드시 어려움을 극복할 것”이라고 설명했고 시 주석도 “한국 국민들이 내정 문제를 잘 해결할 지혜와 능력이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시 주석은 중국 내 한국 독립운동 유적지 보존과 안중근 의사 유해 발굴·송환 사업에 대해서도 “몇 년 전 안 의사 유해 발굴 협조를 지시했다”며 “한국과 지속적으로 소통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시 주석이 사실상 올해 방한에 무게를 실으면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경주 APEC 정상회의에 참석할 경우 한국에서 미중 정상회담이 성사될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권오혁 기자 hyuk@donga.com
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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