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지주·하나금융 뒤이어
양호한 실적에도 외국인들 외면
"기대 이하 주주환원" 원인 지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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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상반기 ‘밸류업 랠리’를 주도하던 외국인 투자자가 올해 들어 밸류업 대표 업종인 금융주를 대거 정리하고 있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연초 이후 이날까지 외국인은 KB금융을 3179억 원어치 팔았다. 이 기간 순매도 상위 3위에 해당하는 규모다. 이들은 신한지주(-1825억 원), 하나금융지주(-1191억 원), 메리츠금융지주(-710억 원), 한국금융지주(-363억 원) 등의 물량도 쏟아냈다.
외국인은 ‘벚꽃 배당’을 앞둔 최근에도 매도세를 이어갔다. 금융주는 연 배당에 더해 분기 배당까지 진행하는 고배당 분야로 분류된다. 통상 배당이 4월에 몰려 있어 2~3월은 배당을 노리고 금융주 투자에 나설 ‘적기’로 여겨진다. 배당 선진화 정책으로 4분기 실적이 공시되는 2월에 배당 기준일을 2월 말, 3월 말로 정해 배당액을 알고 투자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지난해 금융권이 양호한 실적을 거뒀음에도 외국인 외면이 계속된다는 점에서 이런 성적은 더 뼈아프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5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NH농협금융지주)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18조8742억 원으로 2023년(17조931억 원)보다 10.4%가량 늘었다. 이는 역사상 최대 규모다.
삼성생명이 이번 자회사 편입을 두고 기업가치 제고 계획 추진 때문이라는 취지로 설명하며 밸류업 간판 분야로 알려진 금융주까지 덩달아 주목받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같은 날 외국인은 KB금융(-340억 원), 신한지주(-121억 원), 우리금융지주(-95억 원) 등을 팔며 싸늘한 반응을 보였다.
기대에 못 미치는 주주환원으로 불신을 자초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근 KB금융은 지난해 말 기준 보통주자본비율(CET1)은 13.51%이며 상반기 주주환원 차원에서 5200억 원 규모 자사주를 매입·소각하겠다고 밝혔다.
정태준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4분기 CET1이 전 분기 대비 0.33%포인트 하락한 탓에 주주환원 여력이 크게 감소했다”며 “이에 상반기 자사주 매입·소각 규모는 당사 추정치인 1조 원의 약 절반 수준인 5200억 원에 그친다”고 분석했다.
증권가는 금융주 투자 핵심 요소 중 하나로 여전히 밸류업을 꼽고 있다. 조아해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금융주 투자 매력도를 결정짓는 요인은 주주환원 정책의 유효성”이라며 “시장은 원리원칙에 입각한 주주환원 정책이 당연히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이투데이/윤혜원 기자 (hwyoon@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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