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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4 (금)

온난화 주범 이산화탄소 '하루 1㎏' 회수하는 신기술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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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연구진 단체사진(왼쪽부터 전동혁 박사, 이동호 박사, 김재영 기술원, 박영철 박사, 황윤태 선임기술원, 김현욱 박사, 조성호 박사, 김정민 선임기술원, 문동규 박사) /사진=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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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연구팀이 대기 중 이산화탄소를 하루 1㎏(킬로그램) 이상 96.5%의 고순도로 회수하는 데 국내 최초로 성공했다.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이하 에너지연)은 박영철 기후변화연구본부 CCS연구단 책임연구원 연구팀이 새로 개발한 건식흡수제를 이용해 대기 중 이산화탄소를 회수하는 데 성공했다고 13일 밝혔다.

에너지연에 따르면 우리나라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는 2013년 처음으로 400PPM(이산화탄소 농도 단위)을 돌파한 후 2023년 427PPM을 기록하는 등 점차 높아지고 있다. 이는 산업혁명 이전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보다 2배 가까이 오른 수치다.

대기 중 퍼진 이산화탄소를 줄이기 위해 이산화탄소를 직접 잡아내는 '직접 공기 포집 기술(DAC)'이 전세계적으로 개발 중이다. 대표적인 게 이산화탄소만 선택적으로 흡수하는 성질을 가진 '아민' 기반의 건식흡수제다. 이산화탄소를 머금은 흡수제를 100도 이상의 고온 환경에 두면 순수 이산화탄소만 분리해 회수할 수 있다. 다만 아민 흡수제는 고온 환경에서 내구성이 떨어 성능이 낮아진다는 한계가 있다.

연구팀은 내구성 저하 문제를 해결한 새로운 아민 기반 건식흡수제 'SMKIER-1'을 개발했다.

기존 아민흡수제는 이산화탄소를 강하게 흡수하는 아민과, 아민을 잡아주는 실리카 지지체로 구성돼 있다. 하지만 아민과 이산화탄소와의 결합력이 너무 강해 이를 다시 떼어내려면 많은 열에너지가 필요하다. 이 과정에서 열에 대한 내구성이 낮은 아민이 쉽게 손상되고 성능이 저하된다.

연구팀은 아민에 고리화합물 형태의 첨가제를 추가했다. 추가된 첨가제를 이산화탄소와 아민의 결합력을 낮추면서도 아민을 보호하는 역할을 함께 수행해 열로 인한 손상을 막아줬다. 이를 통해 이산화탄소 흡수 및 회수에 드는 에너지는 줄이고 100도 이상의 고온 환경에서도 안정적으로 고순도의 이산화탄소를 회수할 수 있다.

연구팀은 개발한 흡수제를 공정에 적용해 350시간 이상 연속 운전하는 실증시험을 수행했다. 그 결과 하루 1㎏에 달하는 이산화탄소를 96.5%의 고순도로 회수하는 데 성공했다. 이는 국내에 보고된 최초 사례다.

연구팀은 올해 중 하루 이산화탄소 10㎏을 포집할 수 있는 공정 실증을 진행할 예정이다. 향후 하루 200㎏급으로 단계적으로 확대해 2030년까지 상용화 기술을 확보하는 게 목표다.

박영철 책임연구원은 "우리나라에서도 연간 수백만톤의 이산화탄소를 줄일 수 있는 기술의 첫 발을 내딛었다"고 의의를 밝혔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의 'DACU 원천기술개발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박건희 기자 wisse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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