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클리M&A]
카카오와 합병 그후 11년…매각 위기 처한 ‘국민 포털’ 다음
카카오, 다음 사업부문 별도법인 분사
분사 후 다음 매각 가능성 거론 중
2014년 합병 당시 시총 1조 넘었지만
포털 경쟁력 약화에 ‘아픈 손가락’ 전락
이 기사는 2025년03월15일 07시30분에 마켓인 프리미엄 콘텐츠로 선공개 되었습니다.
[이데일리 마켓in 허지은 기자] 포털 다음(Daum)이 카카오(035720)를 떠난다. 지난 2014년 카카오와 다음이 전격 합병을 발표한 지 11년 만이다. 본업인 카카오톡의 부진 속 인공지능(AI) 위주의 사업 재편 중인 카카오에게 다음은 비주력 사업이 된 지 오래다. 합병 당시 공언한 다음의 포털 경쟁력 제고와 해외 진출은 요원해졌다. ‘아픈 손가락’으로 전락한 다음이 법인 독립 후 매각될 수순이라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다음카카오 합병을 발표하는 최세훈 다음커뮤케이션 대표(왼쪽)와 이석우 카카오 대표 (사진=카카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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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지난 13일 타운홀 미팅을 열고 “콘텐츠 CIC의 재도약을 위해 다음의 분사를 준비하고 있다”며 “다음을 완전한 별도 법인으로 독립시켜 독립성을 확보하고 다양한 실험이 가능한 환경을 조성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다음은 분사 후 카카오 그룹과는 별도의 독립 법인으로 운영될 예정이다.
다음의 전신은 1995년 국내 최초의 포털로 출발한 ‘한메일넷’이다. 1998년 회원 수 100만명을 달성했고, 1999년 다음으로 간판을 바꿔단 뒤 같은해 11월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2000년대 초반 닷컴 버블에서 살아남은 다음은 한때 주가가 54만원(무상증자 후 27만원)까지 치솟기도 했다. 설립 5년만인 2000년 흑자 전환에 성공한 뒤 네이버와 함께 국내 포털 양강 체제를 유지해왔다.
다음은 2014년 5월 카카오와 합병 소식을 알렸다. 명목상으로는 상장사인 다음이 비상장사인 카카오를 인수하는 것으로 보였지만, 합병 후 다음 최대주주가 기존 김범수 의장으로 바뀌는 등 사실상 카카오가 다음을 역합병해 우회상장하는 방식이 됐다. 2015년 기업공개(IPO)를 목표로 하던 카카오는 다음과의 합병으로 손쉽게 코스닥 시장에 입성하게 된다. 합병 후 출범한 ‘다음카카오’는 2014년 10월 14일 신주 상장과 동시에 코스닥 시총 1위에 오르기도 했다.
하지만 카카오 인수 후 다음의 존재감은 희미해져갔다. 다음의 검색 엔진 점유율은 네이버, 구글은 물론 마이크로소프트(MS)의 빙(Bing)에도 밀려 4위로 추락했다. 현재 다음의 검색 점유율은 2%대에 그친다. 전신인 한메일넷이 주력하던 메일 신규 가입자 역시 크게 줄어들었다. 카카오 체제 하에서 나온 다음의 서비스 개편도 호평을 얻지 못했다.
특히 카카오의 문어발식 인수가 뒤늦게 도마에 오르면서 다음 역시 같은 희생양이 됐다는 평가도 나왔다. 당초 카카오는 다음 인수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겠다고 공언했지만, 실상 카카오가 다음 인수 후 공을 들인 건 국내 시장이었다. 은행, 게임, 모빌리티에서 대리운전, 미용실까지. 카카오가 ‘쪼개기 상장’과 ‘골목상권 침해’ 논란에 뭇매를 맞는 동안 다음 역시 설 자리를 잃어갔다.
낮아진 플랫폼 몸값…재매각 시 조정 불가피
만약 다음이 재매각될 경우 몸값 조정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2014년 카카오에 합병될 당시 다음 시가총액은 1조원 수준이었다. 다만 다음이 포함되는 카카오의 포털비즈 매출이 2020년 4799억원, 2021년 1307억원, 2022년 979억원, 203년 881억원, 2024년 832억원으로 매년 급감했음을 감안하면 현재 기업가치는 크게 떨어질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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