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캘리포니아 로스앤젤레스의 엘 캐피탄에서 15일 열린 영화 백설공주 시사회에 주연을 맡은 레이철 제글러가 참석했다. /EPA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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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틴계 배우가 주연을 맡은 디즈니의 ‘백설공주’(Snow White) 실사 영화가 미국 할리우드에서 시사회를 가졌다. 디즈니의 올해 주요 신작 영화지만, 캐스팅 단계부터 영화를 두고 끊이지 않았던 논란을 의식한 듯 주연 배우들의 레드카펫 인터뷰도 생략한 채 조용히 진행됐다.
AFP통신은 15일 “디즈니 실사화 리메이크 작품들은 일반적으로 안전한 흥행 카드로 여겨지지만, 그중 가장 오래된 클래식 애니메이션인 ‘백설공주’는 여러 논란 속 할리우드에서 이례적으로 조용한 시사회 행사를 진행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날 오후 개최된 할리우드 시사회에서 주인공 백설공주 역의 레이철 제글러와 여왕 역의 갈 가도트 등 주연 배우들은 언론 접촉을 최소화하며 영화를 둘러싼 각종 논란에 대한 질문을 피해 갔다. 통신은 지난 12일 스페인에서 진행된 유럽 시사회 역시 언론 매체가 거의 초청되지 않은 채 조용히 진행됐다고 짚었다.
디즈니가 이처럼 조심스러운 행보를 보이는 건 캐스팅 결과는 물론 배우들과 관련된 갖은 구설수들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제글러의 거침없는 언행이 논쟁에 더욱 불을 붙였다. 제글러는 자신의 캐스팅이 논란이 됐을 당시 소셜미디어를 통해 “그래, 나는 백설공주지만 그 역할을 위해 내 피부를 표백하진 않을 것”이라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또 2022년 인터뷰에선 원작 내용을 두고 “시대에 뒤떨어졌다”고 표현했고, 극 중 왕자에 대해선 “백설공주를 스토킹하는 남자다. 이상하다”라고 발언했다.
영화 자체가 왜소증 환자에 대한 구시대적 편견을 재생산하는 것이라는 비난도 나왔다. 할리우드의 대표적인 왜소증 배우인 피터 딘클리지는 디즈니가 ‘백설공주’를 다시 제작하는 것 자체가 위선이라고 비판했다.
다만 제글러는 이런 논란과 관련해 최근 패션 잡지 보그 멕시코와 인터뷰에서 “영화를 둘러싼 논란을 영화에 대한 사람들의 ‘열정’으로 해석하고 있다”며 “사람들이 이처럼 열정적으로 느끼는 것의 일부가 되어서 영광”이라고 했다.
[박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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