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오후 서울 광진구 세종대에서 열린 한 대형 입시학원의 '2024 수시·정시 합격 예상 점수 공개 및 수험생 지원전략 설명회'에서 한 학부모가 정시모집 배치 참고표를 들여다보고 있다. 최근 국세청 세무조사에선 지난 10년간 대형 입시학원들로부터 5000만원 이상의 돈을 받은 현직 고교 교사가 130여 명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2023년 7월 /연합뉴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이럴스트=이철원 |
서울·부산 기준으로 고교 비평준화 마지막 세대는 76학번이었다. 76학년도 입시에서 서울대에 경기고는 498명, 서울고 335명, 경복고는 284명 합격시켰다는 것이 당시 언론 보도다. 당시 서울대 정원 3210명 중 경기고 출신이 15.5%인 수치다. 그해 서울대 입학생 3명 중 한 명은 경기·서울·경복고 출신인 셈이다.
▶서울대 합격자 수는 오랫동안 명문고를 평가하는 기준이었다. 지금도 일상 대화에서 “그해 서울대 몇 명 갔어?”라는 말이 오가고 있을 정도다. 그러다 보니 고교들은 서울대 합격자 수를 늘리기 위해 사력을 다했다. 합격자 수를 늘리기 위해 합격점이 낮은 단과대 지원을 강요하는 일도 드물지 않았다.
▶1977년부터 평준화 세대들이 대학에 들어가면서 서울대 합격자 수 판도는 크게 출렁였다. 전주고·대전고·경북고 등 당시 비평준화 지역 고교들이 상위권을 휩쓴 것이다. 그러나 그 기간은 길지 않았다. 1986년까지 주요 도시까지 평준화가 끝나면서 전통적인 강자 대신 신흥 명문이 속속 등장했다. 지금은 외고·과학고 등 특목고, 자사고가 서울대 합격자 수 상위권을 채우고 있다. 지방 전통의 명문고가 서울대를 한 명도 보내지 못해 동문들이 모금 운동에 나섰다는 뉴스를 보고 놀란 적도 있다.
▶하지만 언제부턴가 서울대 합격자 수에 대한 관심이 줄어들기 시작했다. IMF 사태 이후 의대 열풍이 불면서 전국의 의대·치대를 다 채운 다음 서울대 공대를 가는 현상이 나타나면서부터일 것이다. 또 정시의 경우 N수생 비율이 워낙 높아서 서울대 합격자 수가 해당 고교 수준을 반영하는 것도 아니다. 2025학년도 서울대 정시 N수생 비율은 60%다. 그럼에도 언제까지 고교 서열화를 조장하면서 서울대 합격자 수 타령을 할 것이냐는 비판도 거세졌다.
[김민철 기자]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