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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의 적’ 트럼프 맞서…캐나다 새 총리, 취임 사흘 만에 유럽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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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 카니 캐나다 신임 총리가 16일(현지시각) 퀘벡주 몬트리올 피에르 엘리어트 트뤼도 국제공항에서 프랑스와 영국 순방길을 떠나며 손을 흔들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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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 카니 캐나다 신임 총리가 취임 사흘 만에 유럽을 찾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캐나다의 경제 및 주권을 공격하는 한편 캐나다·멕시코·중국을 필두로 시작한 ‘관세 전쟁’을 유럽연합 등 전 세계로 넓히면서 나타나는 새로운 광경 가운데 하나다.



캐나다 총리실은 카니 총리가 16~17일 캐나다의 “가장 가깝고 오래된 경제 및 안보 파트너십을 강화”하기 위해 프랑스 파리와 영국 런던을 방문한다고 15일 밝혔다. 16일 파리 엘리제궁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만난 뒤 런던으로 건너가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와 회담한다. 지난 14일 취임식에서 카니 총리는 캐나다가 원주민, 프랑스인, 영국인의 연합 위에 세워졌다면서 “프랑스와 영국 방문이 가장 강력하고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국인 두 나라와 무역, 상업 및 방위 관계를 강화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취임 뒤 첫 해외 방문지로 유럽을 택한 데는 트럼프 대통령의 공세에 대한 대응과 연대를 구축하려는 목적이 도드라진다.



이날 카니 총리가 유럽행 비행편에 오르기 전 한 캐나다 정부 고위 당국자는 기자들에게 총리의 방문 목적을 확인하면서 캐나다가 “미국의 좋은 친구지만 우리 모두 지금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안다”고 말했다고 에이피 통신이 17일 전했다. 멜라니 졸리 캐나다 외무장관도 지난주 주요7개국(G7) 외교장관 회의에서 “미국이 그들의 가장 가까운 친구인 우리한테 이럴 수 있다면, 아무도 안전하지 않다”고 경고했다. 곧이어 아날레나 베어보크 독일 외무장관과 카야 칼라스 유럽연합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캐나다의 국기를 상징하는 빨강과 흰색을 옷을 입고 찍은 사진과 함께 “우리(유럽)가 당신과 함께 한다”(지지한다)는 글을 해시태그(#) 캐나다, 연대와 함께 소셜미디어에 올렸다. 엘슨 와이즈먼 토론토 어메리터스대 교수는 통신에 “트럼프 요인이 방문의 이유다. 트럼프 요인은 카니가 처리해야 할 다른 모든 것을 뛰어넘는다”고 말했다. 대니얼 밸런드 몬트리올 맥길대 교수는 현재 캐나다의 수출품 75% 이상이 미국으로 가는 현황에서 캐나다가 무역을 다각화하는 게 절대적으로 중요한 문제라고 짚었다.



카니 총리가 전통적으로 가장 가까운 우방인 미국 대통령과 언제 조우할지는 미지수다.



카니 총리는 자유당 대표로 당선 뒤인 지난 12일 트럼프 대통령이 캐나다 주권을 존중하고 무역에 보다 포괄적으로 접근할 수 있을 때 “트럼프 대통령과 만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당분간 워싱턴을 방문할 뜻이 없다는 것으로, 조만간 트럼프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통화는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



현재 미국과 캐나다의 관계를 볼 때 당분간 카니 총리의 미국행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분석도 있다. 로버트 보스웰 토론토대 교수는 “워싱턴에 갈 의미가 없다. (쥐스탱) 트뤼도(전 총리)에 대한 대우를 보면, 트럼프가 손님들을 모욕하려는 무례한 시도로 드러날뿐”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에 대응하기 위한 캐나다 신임 총리의 조처로는 미국산 에프(F)-35 전투기 구매에 대한 재검토도 있다. 카니 총리는 15일 빌 블레어 국방장관에게 “변화하는 환경을 고려해” 에프-35 전투기가 아닌 다른 옵션이 있는지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캐나다는 2년 전 록히드마틴사로부터 에프-35 전투기 88기를 구매하기로 하고, 현재 첫 16기에 대한 대금 관련 법적 약속을 해 계약한 상태다.



카니 총리는 런던 방문 중 찰스 3세 국왕과도 만남이 예정되어 있다.



미국의 전통적 우방으로 미국과 경제적 안보적 협력을 이어오던 나라들이 트럼프가 쏟아내고 있는 ‘미국 우선주의’ 정책에 대응해 무역을 다각화하고 공동으로 대응 방안을 모색할 수 있을지 주목되는 시점이다.



김지은 기자 mira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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