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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석화4社, 지난해 불황에도 R&D투자 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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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화 4사, 지난해 R&D 비용 2조6189억원 늘려

‘전기차’서 활로 찾아…“내년 캐즘 해소 기대”

롯데케미칼 수소탱크, LG화학 LPF 양극재 올해 양산

국내 석유화학 공장 전경. [헤럴드경제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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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박혜원 기자] 국내 석유화학 ‘빅4’가 지난해 실적이 일제히 추락한 가운데서도 모두 연구·개발(R&D) 비용을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석유화학 업계 R&D는 최근 ‘전기차’ 분야 소재에 집중돼 있다.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이 이르면 올해 해소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오면서 기업들도 적극적으로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석화 4사, 장기 불황에도 R&D 늘려
19일 금융감독원에 공시된 국내 석유화학 4사(LG화학‧롯데케미칼·금호석유화학·한화솔루션)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이들 기업이 투자한 R&D 비용은 총 약 2조6189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2조4829억원)대비 1990억원가량 늘어난 규모다.

기업별 지난해 R&D 투자 비용은 LG화학 2조1903억원(전년 2조857억원), 롯데케미칼 1481억8500만원(전년 1203억6900만원), 금호석유화학 653억7800만원(630억9800만원). 한화솔루션 2149억원9300만원(2137억5300만원)이다. 4개 기업 모두 R&D 투자를 늘린 것이다.

지난해 매출에서 R&D 투자비용이 차지하는 비중이 컸던 기업을 순서대로 보면 ▷LG화학 4.5%(전년 3.8%) ▷한화솔루션 3.5%(전년 2.9%) ▷금호석유화학 0.9%(전년 1.0%) ▷롯데케미칼 0.7%(전년 0.6%) 순이었다.

매출 대비 R&D 투자 비중은 업계 추세보다는 낮지만, 석유화학 업황을 고려하면 불황 속에서도 미래 성장동력을 적극적으로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산업기술진흥원이 국내 R&D 투자 상위 10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R&D 투자 비중은 평균 4.4%였다.

‘전기차’ 배팅…수소탱크, LPF양극재 등 올해 양산 앞둬

인터배터리 2025 LG화학 부스에서 참가자들이 열차단 소재 모형을 살펴보고 있다. 박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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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사가 사업보고서를 통해 공시한 신규 사업 추진은 대부분이 ‘전기차’ 관련 소재를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전기차는 기존 내연기관차보다 배터리가 무거운 데다 충격과 열에 민감한 특성상 다양한 신소재를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현재는 전기차 수요가 급격히 줄어들었지만, 업계에선 올해 하반기에서 내년 사이에는 이같은 상황이 해소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올해 롯데알미늄 인천공장에 중형 수소탱크 양산 설비를 구축하고 올해 하반기부터 양산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수소탱크는 수소전기차 연료를 압축 저장하는 시설이다. 롯데케미칼은 이르면 내년부터 수소탱크 관련 매출이 발생할 것으로 내다봤다.

LG화학은 올해 국내 최대 배터리 행사 ‘인터배터리’에서 처음 선보인 전기체 신공정 양극재(LPF 양극재)를 국내 최초로 양산할 계획이다. 기존에 양극재를 생산하려면 중간 공정인 전구체 공정이 필수적이었는데, LPF 양극재는 이 과정이 없어도 돼 탄소 및 비용 절감에 효과적이다.

금호석유화학은 기존의 합성고무 사업을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합성고무는 전기차 타이어를 비롯해 신발, 산업용 고무제품 등 제조에 적용된다. 금호석유화학 합성고무 부문 매출은 지난해 불황 속에서도 전년 대비 29% 늘어난 2조7953억원을 기록해 실적을 견인했다. 한화솔루션은 세종연구소에서 고강도·고성능 전기차용 소재 및 부품을 개발하고 있다.

실적 하향은 계속…부채 14조 늘어
한편 이들 기업의 작년 실적은 여전히 하향세다. 중국이 연간 수요를 넘는 에틸렌을 저가에 대량 공급한 영향이 계속되면서다. 여기에 미국의 대중국 고율 관세까지 겹치면 국내 석유화학 제품으로도 타격이 미칠 것이란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국내 석유화학 수요처가 대부분 중국 제조 업체이기 때문이다.

기업별 지난해 영업이익은 LG화학이 9167억원으로 전년 2조5291억원 대비 63.7% 줄었다. 롯데케미칼은 8940억원 적자로 전년 적자 대비 157.1% 커졌다. 금호석유화학은 2728억원으로 전년 대비 23.9%, 한화솔루션은 5792억원에서 3002억 적자로 전환됐다.

실적이 하락 추세도 R&D 비용 등을 늘리면서 부채 총계도 커졌다. 이들 기업의 부채 총계는 지난해 총 82조1544억원으로, 전년 14조7263억원가량 늘었다. 부채를 많이 늘린 순서대로 보면 LG화학 9조3337억원, 한화솔루션 3조9197억원, 롯데케미칼은 1조3206억원, 금호석유화학 1523억원 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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