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美보다 낮은 금리…4월엔 동결 전망
선제 인하하다 부양 필요시 손발 묶일수도
연내 추가인하 여력 ‘2회 이내’ 미국과 동일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달 25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금리 결정에 대한 기자간담회에서 질문을 듣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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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기준금리 인하 신중론을 고수하면서 우리나라 통화당국도 당장 4월 금리를 내리기 더 어렵게 됐다.
이미 미국보다 상당히 낮은 금리를 고수하고 있는 상황에서 홀로 금리를 내리기엔 부담이 따르기 때문이다. 1450원대로 여전히 높은 원/달러 환율과 외국인 자금 유출 압박을 간과할 수 없다. 미국과는 별개로 국내 부동산 시장이 다시 과열될 조짐을 보이는 것도 문제다. 결국 연내 우리나라의 기준금리 인하 여력은 2회 정도만 남았단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연준은 18∼19일(현지 시각)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정책금리(기준금리) 목표 범위를 연 4.25∼4.50%로 동결했다.
유상대 한은 부총재는 20일 시장상황 점검회의에서 “파월 의장은 미 관세정책 등으로 경제전망의 불확실성이 커졌으며 향후 통화정책은 이러한 효과를 지켜보면서 결정하겠다는 기존의 신중한 입장을 견지했다”고 평가했다.
한은 뉴욕사무소에 따르면 뱅크오브아메리카는 “금년 (금리 인하) 중앙값이 여전히 2회라는 점에서 금번 회의를 ‘비둘기(dovish)’적으로 평가하며 기자회견에서 장기 인플레이션 기대치의 상승을 반복적으로 일축했다는 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투자은행 UBS도 “향후 물가 상승 압력을 감안한 것으로 보이나 여전히 금년 2회 인하 전망을 유지한 것은 균형을 맞추려는 시도”라며 “시장은 이를 ‘매(hawkish)’파적 신호가 아닌 것으로 받아들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미국이 기준금리 인하에 속도를 내지 않으면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도 당장 다음달 기준금리를 내리긴 어렵게 됐다. 한국(2.75%)은 이미 미국(4.25∼4.50%) 보다 기준금리가 1.75%포인트나 낮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홀로 기준금리를 내리게 되면 환율 문제가 다시 불거질 수 있다.
높은 환율이 유지되면서 응축되는 물가 압력도 무시할 수 없다. 2월 수입물가는 국제 유가와 원/달러 환율이 내려가면서 5개월만에 간신히 하락 전환했지만, 환율이 뛰면 언제라도 다시 오를 수 있다.
미국이 두 번 금리를 내린다는 전망이 유지되는 상황 속에선 우리나라 금리 인하 여력도 이에 맞춘 수준이 될 가능성이 큰 셈이다. 빠르게 금리를 내렸다가 오히려 정작 내수경기 부양이 절실할 때 손발이 묶이는 상황이 올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 부동산 시장 상황도 무시할 수 없다. 최근 강남을 중심으로 가격이 꿈틀거리면서 가계부채가 늘어날 수 있단 우려가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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