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참전용사재단, 후원의 밤 개최
97세 老兵 키나드, 아들 손 잡고 참석
임진강 전투서 중공군 저지… 퇴임 후 6·25 알려
해리스 前대사 “한국, 탄핵 정국 극복하고 떠오를 것”
구본상 LIG 회장 “항상 감사하고 보답할 것”
6·25전쟁 참전용사인 래리 키나드(왼쪽)씨와 아들 존 키나드가 21일 워싱턴 DC에서 열린 '참전용사 후원의 밤'에 참석해 있다. /워싱턴=김은중 특파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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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전국을 다니며 6·25전쟁을 알리고, 이 비교적 잘 알려지지 않았던 전쟁에 젊음을 바친 참전용사들이 한 일에 대해 말하는 것을 사랑했습니다. 젊음을 바쳐 이 훌륭한 나라(한국)를 지켰다는 게 내 인생의 멋진 추억입니다.”
21일 미국 워싱턴 DC의 메이플라워 호텔에서 한국전참전용사기념재단(KWVMF)이 주관하는 ‘제1회 한국전 참전용사 후원의 밤’ 행사가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존 틸럴리 회장(전 주한미군사령관), 스티븐 리 이사장, 해리 해리스 전 주한 미국대사, 버나드 샴포·제임스 서먼 전 주한미군 사령관, 래리·유미 호건 전 메릴랜드 주지사 부부, 윤형진 주미 한국대사관 국방무관, 박선근 한미우호협회장 등 250여 명이 참석했다. 6·25 참전 용사인 래리 키나드(97)씨가 무대에 오르자 기립 박수가 쏟아졌다. 무대에서 내려올 땐 샴포 전 사령관, 해리스 전 대사 등이 노병(老兵)의 자리로 다가가 손을 꼭 붙잡고 경의를 표시했다.
키나드씨는 1950년 미 육군 소위에 임관, 1951년 6·25 파병이 결정돼 포병관측장교로 9개월을 복무하며 임진강 전투(1951년 4월 22~25일) 등에 참전했다. 올해로 97세인 키나드씨는 비교적 건강한 모습으로 대외 활동이 가능한 몇 안 되는 6·25 참전용사다. 이날도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1박2일 일정으로 텍사스주(州) 포트워스에서 아들 존과 비행기를 타고 약 3시간 거리를 날아왔다. 비행기가 레이건 공항에 착륙해 내릴 때는 승객들이 키나드를 향해 기립 박수를 쳐주는 일도 있었다고 한다. 존은 본지에 “모친은 연로하셔서 이번 일정에 함께하지 못했고, 부친도 이제 오랜 기간 여행하기는 어려워진 것이 사실”이라면서도 “그동안 미국이 유럽, 베트남 등 여러 전쟁에 참가했지만 한국인들만큼 우리의 희생·헌신에 고마워하는 나라는 없다. 서울에 내 ‘베스트 프렌드’들이 정말 많이 있는 이유”라고 했다. 키나드 부자(父子)는 과거 국가보훈부의 한국 재방문 프로그램 등을 통해 여러 차례 방한한 적이 있다.
6·25전쟁 참전용사인 래리 키나드(가운데)씨와 존 틸럴리 한국전참전용사기념재단 회장(왼쪽), 버나드 샴포 전 주한미군사령관. /워싱턴=김은중 특파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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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나드씨가 배속된 부대는 임진강 전투에서 중공군의 공세를 사흘간 전력을 다해 저지했다. 그는 코로나 팬데믹 때인 지난 2020년 6월 본지 전화 인터뷰에서 “지금도 눈을 감으면 강 하나를 사이에 두고 돌격해 오던 중공군의 끔찍한 모습이 떠오른다” “시도 때도 없이 박격포와 대포를 퍼붓는 중공군 때문에 산에서 숨어다닌 약 두 달 동안은 잠도 한숨 제대로 자지 못했다” “불과 30m 앞에서 포탄이 터져 죽을 고비를 넘긴 것도 여러 번”이라고 증언했다. 텍사스 A&M대에서 기계 공학을 전공한 그는 1952년 미국으로 돌아가 에너지 발전 회사 등에서 일했다.
한편 재단은 이날 행사에서 2022년 한국전참전기념공원에 새워진 ‘추모의 벽’에 차세대 증강현실(AR) 기술을 도입, 방문객들이 보다 생생하게 6·25전쟁의 참상과 참전용사 헌신을 체감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또 해리스 전 대사는 연설에서 한국 내 비상 계엄·탄핵 정국 등을 언급하며 “한미가 참담한 상황 속에서 굳건한 동맹으로 거듭난 것처럼, 상황이 어떻게 흐를지에 관계없이 한국은 극복하고 다시 강하게 떠오를 것”이라고 했다. 틸럴리 회장은 이날 6·25전쟁 참전 용사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후원을 통해 한미동맹에 기여한 공로로 구본상 LIG 회장에게 감사패를 수여했다. 구 회장은 “오늘날 우리가 누리고 있는 평화와 번영은 앞선 이들의 용기와 헌신이 있기에 가능했다”며 “LIG 모든 직원들은 참전용사에게 진 평화의 빚에 항상 감사하고 보답할 것”이라고 했다.
구본상 LIG 회장(오른쪽)이 21일 워싱턴 DC에서 열린 '참전용사 후원의 밤'에서 존 틸럴리 KWVMF 회장에게 감사패를 받고 있다. /LIG 넥스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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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김은중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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