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한국야구위원회)에선 매년 시즌 개막 전에 강습회를 여는데 사흘 동안 공식 기록지를 작성하는 법과 함께 각종 세세한 야구 규칙 등을 배울 수 있다. 교육 마지막 날엔 실제 경기를 보면서 기록지를 작성하는 테스트를 받는다. 과정을 수료하면서 성적 우수자에게 주는 자격증을 받았다.
이후 야구인이 된 듯한 느낌이 들었다. 경기를 보면서 직접 기록지를 작성하고, 다음 날 신문에 나오는 기록과 비교해 보거나 사회인 야구 경기에서 기록원 아르바이트를 하기도 했다. 야구장 직관을 하지 않고 중계 음성만 들어도 공 하나로 운명이 갈리는 야구의 묘미를 누구보다 진하게 즐길 수 있었다. 소득엔 별 도움이 되지 않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큰 즐거움을 안겨준 자격증이었다.
그사이 세상도 크게 변했다. 18년 전 야구 기록원 자격증을 딸 때만 해도 야구장에선 여자를 찾아보기 힘들었다. 이제는 여성 팬들이 폭발적으로 늘었고 프로 야구의 인기를 이끌고 있다. 사회인 야구의 위상도 달라졌다. 유튜브를 통해 여러 각도에서 촬영한 영상을 제공하는 것은 물론이고 시즌 말 각종 대회는 라이브 중계까지 한다. 선수들은 기록 플랫폼에서 자신의 성적도 확인할 수 있어 프로 선수가 된 것 같은 기분을 갖는다. 자연스럽게 기록원의 역할도 중요해지고 있다.
[김아림 세종문화회관 공연제작 2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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