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 카니 전 캐나다 중앙은행 총재가 캐나다 집권 자유당 당수 경선에서 승리한 뒤 연설하고 있다. 오타와/로이터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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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자동차 관세 부과로 직격탄을 맞은 캐나다의 총리가 미국과의 오랜 관계는 “끝났다”고 말했다.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는 27일 각의 뒤 기자들에게 이웃 나라인 미국과의 “경제통합 심화와 긴밀한 안보군사 협력에 기초한 관계가 끝났다”고 단언했다고 아에프페(AFP) 통신 등이 전했다.
그는 미국에 “최대한 영향”을 줄 보복 관세로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그는 이와 관련해 캐나다는 “근본적으로 우리 경제를 다시 구상해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캐나다는 캐나다 사람들이 통제할 수 있는 경제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며 다른 협력국들과의 통상관계에 대해 재고하는 것도 포함된다고 말했다. 미국으로부터 독립된 캐나다 경제를 모색하겠다는 의미다. 그는 캐나다가 미국과의 강력한 관계를 전진시킬 수 있을지는 두고봐야 한다고도 말했다.
전날인 26일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에 수입되는 모든 자동차와 부품에 25% 관세를 부과한다고 밝혔다. 캐나다는 미국으로 수출되는 세계 자동차 회사 및 부품 공장이 많아, 이 조처로 캐나다는 큰 타격을 받게 된다.
카니는 지난 1965년 체결된 캐나다-미국자동차부품협정은 자신의 생애에서 가장 중요한 합의였다며 “관세들로 그것은 끝났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와 재계가 자동차 산업을 “다시 구상하고, 재편”하면 캐나다는 자동차 산업을 지속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사태 이전에도 트럼프 대통령 지난 1월 취임 이후 미국은 이웃 캐나다와 멕시코에서 수입되는 상품 전반에 대해 25%에 관세를 부과한다고 했다가 유예 중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으로 수입되는 철강과 알루미늄 관세도 지난 12일 인상했는데, 미국에 철강 및 알루미늄을 수출하는 주요 국가가 캐나다이기 때문에 상당한 타격을 입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관세 부과에 대응하려는 캐나다와 유럽연합에 다시 위협했다. 그는 소셜미디어 트루스 소셜에 “만약 유럽연합이 미국에 경제적 위해를 가하려고 캐나다와 협력한다면, 현재 계획하는 것보다도 더 큰 규모의 관세가 양쪽에 가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카니는 26일 밤에 트럼프 쪽과 연락이 닿아 하루 이틀 뒤에 트럼프와 통화가 예정됐다고 밝혔다. 실현되면 지난 14일 카니 총리 취임 뒤 두 정상이 처음으로 통화하게 된다.
다음달 28일 조기 총선을 앞둔 캐나다의 정치권은 미국의 관세 대응 쪽으로 선거전이 집중되고 있다. 집권 자유당을 이끄는 카니 총리는 관세 문제 대응에 집중하는 방향으로 총선 전략을 바꿨고, 제1야당인 보수당의 피에르 포일리에브르 대표도 미국의 관세가 “불공정하고, 근거가 없다”고 비판했다. 현 자유당 정부 수립을 도운 좌파 성향 신민주당(NDP)의 자그밋 싱 대표는 캐나다 자동차 산업 중심지인 온타리오의 윈저를 방문해, 노조 지도자 및 노동자와 만남에서 미국의 관세를 “배신”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트럼프는 절대적으로 아무런 이유도 없이 캐나다와의 불법적인 무역전쟁을 시작했다”고 비판했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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