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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생 대규모 제적 현실화되나…의협 “의대생 어떤 결정이든 존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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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단 위원장 “팔 한 짝 내놓을 각오도 없이 뭘 하겠다고”라며 복귀 의대생에 불편한 기색

서울대 의대 학장단이 동맹휴학중인 학생들에게 제시한 복귀 시한 당일인 27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실습실에 의료실습용 마네킹이 놓여 있다. 이날 의료계에 따르면 서울대 의대 학생들이 모인 ‘의정갈등 대응TF’는 전날 오후 10시쯤부터 이날 오전 8시까지 진행한 등록·미등록 수요 조사를 진행했다. 학생 645명 중 군휴학 등을 이유로 참여하지 못한 학생을 제외하고 607명이 투표에 응했다. 이날 오후 5시 등록을 마감하는 서울대 의대 학생들은 전원에 가까운 이가 복학 신청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조현호 기자 hyun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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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 정원 확대 등 정부의 의료개혁 정책에 반발하며 학교를 떠난 의대생들의 대규모 제적이 이달 말 현실화될 것으로 보인다. 대한의사협회는 “학생들은 독립적인 판단을 내리는 주체다. 어떤 결정이든 존중하겠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되풀이했다.

김성근 의협 공보이사 겸 대변인은 28일 정례브리핑에서 “전국의 의대생들은 제적이란 재난적 상황에 닥쳐있다. 각 의대 학장과 총장들은 현재 국가 재난사태에 더해 제적이라는 혼란을 가중시키지 않길 바란다”며 이같이 밝혔다.

앞서 정부는 이달 말까지 의대생이 전원 복귀하면 2026학년도 의대 정원을 2024학년도 정원인 3058명으로 원상복구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전국 40개 의대 총장들은 19일 의대생의 집단 휴학계를 반려하는 방향으로 의견을 모았고 유급이나 제적 등 학칙상 사유가 발생할 경우 원칙대로 처리하기로 했다.

김 대변인은 “일부 의대는 국가 재난사태로 학사 일정을 미루고 있다. 재난 상황에 제적을 몰아붙이는 건 부당하다. 의대 학장이나 총장들도 최대한 의대생들의 의견을 듣고 보호하고자 하는 의지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좀 더 정리된 상황에서 고민할 수 있게 도와달라”고 촉구했다.

일각에선 의협이 의대생 제적 상황에 미온적인 반응을 보인다고 비판하고 있다. 이에 대해 김 대변인은 “소극적으로 대응한다는 지적을 충분히 이해한다”라면서도 “바깥으로 보이면서 화려하게 대응하는 것만이 일하는 게 아니다. 어느 단체보다 훨씬 많이 대화하고 있고, 성과도 나온다. 누구를 만났고, 대화했고, 어떠한 입장을 전했는지 하나하나 밝히면 책 몇 권을 써도 모자랄 정도다. 비난을 받아가면서 움직이고 있는 것에 대해 언젠가는 제대로 된 평가를 받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책임지지 않는 사람이 이야기하는 건 쉽다. 책임질 단체는 그 발언에 따른 결과까지 책임져야 하기 때문에 신중히 해야 한다. 책임없는 사람의 비난과 행동은 옳지 않다”고 꾸짖었다.

서울시의사회는 전날 의대생 대규모 제적이 현실화되면 의사면허를 걸고 의대생 보호에 나서겠다고 발표했다. 김 대변인은 “각 지역 의사회에서 다양한 의견을 주고 있다. 의협은 다양한 지역, 직역, 연령대로 구성된 단체다. 다양한 의견이 투쟁의 동력이 될 수 있지만, (투쟁으로 인해)정부와 국민 모두 공멸의 길로 가길 원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의료계 내부는 복귀 의대생에 불편함을 드러내고 있다.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대한의사협회 부회장)은 28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양자택일: 미등록 휴학, 혹은 복학’이란 게시글을 통해 ”상대의 칼끝은 내 목을 겨누고 있는데, 팔 한 짝 내놓을 각오도 없이 뭘 하겠다고. 등록 후 수업 거부를 하면 제적에서 자유로운 건 맞나. 저쪽이 원하는 건 결국 굴종 아닌가. 죽거나 살 거나, 선택지는 둘뿐. 학교가 나서서 친절하게 알려주고 있는데 왜“라면서 ”아직 주저앉을 때가 아니다“라고 썼다.

주요 대학 의대생들은 학교로 복귀하는 움직임이다. 서울대 의대 학생들은 등록 마감일인 27일 일제히 1학기 등록을 하기로 방침을 정했고, 연세대 의대생들도 ‘등록 거부’에서 ‘등록 후 휴학’으로 방침을 바꿨다. 고려대 의대생도 80% 이상이 등록 의사를 밝히는 등 주요 대학에선 의대생 대다수가 학교로 돌아올 전망이다.

[이투데이/노상우 기자 (nswreal@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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