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크리스티&소더비 경매 매출 40%↓
지난해 미술품 경매 2009년 이후 최저
가격 변동성·유동성 낮아 자산 리스크↑
관세 폭탄 앞두고 안전자산 머니무브 심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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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팬데믹 이후 큰 인기를 끌던 미술품 투자가 작년에 이어 올해도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미술품은 6000만 원 이하 작품이나 국내 생존 작가의 작품은 세금이 붙지 않아 당초 고액 자산가들의 절세나 상속 수단으로도 인기를 끌던 투자 상품이었는데요. 금리가 여전히 높아 이자 비용 부담이 크고,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환금성이 떨어진다는 점을 우려하는 투자자들이 많은 듯 합니다.
세계 3대 미술 시장으로 불리는 홍콩의 미술 시장도 침체를 겪고 있습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지난 주말 홍콩에서 열린 크리스티와 소더비의 경매 매출은 6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습니다. 두 경매사의 합산 매출은 6억 9390만 홍콩 달러로 지난해 봄 매출과 2024년 가을 매출보다 약 40% 감소했는데요. 두 경매사의 봄 매출이 10억 홍콩 달러 미만으로 떨어진 것은 2018년 가을 이후 처음입니다.
소더비는 42개 품목 중 40개를 판매해 95%의 판매율을 기록했습니다. 구매자 수수료를 제외하면 총 2억 3690만 홍콩 달러의 수익을 올린 셈입니다. 크리스티는 41개 품목 중 39개(95%)를 판매했고 매수자들은 총 4억 5700만 홍콩 달러를 냈습니다.
특히 아시아 예술계의 중심지 역할을 하는 홍콩 미술시장이 침체로 들어선 배경에는 지정학적 리스크도 크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2020년 홍콩 국가보안법 시행 이후 표현의 자유가 위축되며 미술 시장에도 직접적인 영향이 미치기 시작한 것이죠. 정치적 메시지를 담은 현대미술 작품에 대한 규제 우려가 커지면서 해외 컬렉터와 갤러리들이 이탈하고 예술인들 사이에서는 창작의 자유에 대한 긴장감이 확산하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국내 미술품 시장도 마찬가지입니다. 지난해 국내 10개 미술품 경매사의 온·오프라인 낙찰 총액은 약 1151억 원으로 전년 대비 25% 줄었습니다. 낙찰률 또한 46.4%로 호황이던 2021년 67.5% 대비 크게 낮아졌지요. 미술 경매 시장의 한 관계자는 "경기 불황으로 소비 심리가 위축됐고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커지고 있다"며 "미술품은 가격 변동성이 높고 유동성 부족과 거래 어려움이 있어 리스크가 있는 자산"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한편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금값은 올해 역대 최고치를 계속해서 경신하고 있습니다. 금 현물은 최근 4주 연속 올라 전날 한때 온스당 3125달러 선을 넘어섰습니다. 올해 들어서만 19% 오른 것으로, 분기 기준 1986년 3분기 22.49%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 중입니다. 은값도 올해 들어 18.95% 폭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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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경 기자 mk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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