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영국 속담이 있다. “영국에는 남자가 하나뿐이다. 그 남자의 이름은 마거릿 대처다.” 이 농담이 포클랜드 전쟁 이전부터 있었던 건지 이후에 생긴 건지는 잘 모르겠다. 아무튼, 1982년 6월 14일 10주 만에 승전한 대처는 지지율이 80%가 넘었고 1990년까지 총리 권력을 유지하며 영국병을 고쳤다. 레이건 대통령의 미국만으로는 전 세계 신자유주의화가 어려웠겠으나 마거릿 대처가 포클랜드 전쟁(어리석은 아르헨티나 군부) 덕에 재집권을 이어가 훨씬 수월해졌다는 평가는 역사의 연쇄반응, ‘나비효과’를 시사한다. 또한 대처의 성공은 레이건의 성공과 맞물려 돌아가 소련을 무너뜨렸다. 그 배후에는, 자유주의경제학자 프리드리히 하이에크의 웃음소리가 있다.
스페인 월드컵에 참가한 아르헨티나 축구 국가 대표팀은 거기서 조국의 패전 소식을 알았다. 그들 중에는 스물두 살 디에고 마라도나가 있었다. 아르헨티나 본토의 갈티에리는 언론을 통제해 패전 사실을 숨기다가 실각했고 차후 군정 종식으로까지 귀결됐다. ‘역사의 나비효과’에는 특히 독재국가들이 취약하다. 우크라이나에 파병한 북한의 미래도 예외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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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응준 시인·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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