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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6 (토)

    이슈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

    "우크라 전쟁 후 러시아 군인의 HIV 감염 20배 폭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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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전쟁 발발 이후 러시아 군인들의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 감염률이 20배가량 폭증했다는 내용의 보고서가 나왔다.

    머니투데이

    [우크라이나=AP/뉴시스] 러시아 국방부가 배포한 사진에 24일(현지 시간) 러시아 군인들이 우크라이나 모처에서 우크라이나 진영을 향해 자이친트-B 152㎜ 야포를 발사할 준비를 하고 있다. 2025.0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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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크라이나 매체 키이우 인디펜던트는 카네기재단 러시아 유라시아센터 보고서를 인용해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한 지난 2022년 1분기부터 같은 해 가을까지 러시아 군대에서 확인된 HIV 신규 감염 사례는 전쟁 전보다 5배 늘었다"고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신규 감염은 지난 2022년 말 13배로 늘었고 2024년 초 20배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군 내 HIV 감염률 급증의 배경에는 전장 특유의 위험 요소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보고서는 주요 감염 경로로 △수혈 △야전 병원에서의 오염된 주사기 사용 △성적 접촉 △주사기 공유 등을 꼽았다.

    러시아 정부는 지난 2023년 우크라이나 전쟁에 투입되는 병력이 부족해지자 살인범, 마약사범, HIV가 양성인 죄수 등을 대거 입대시킨 것으로 전해진다. 일부 현지 언론에 따르면 정부 관계자가 HIV 양성 죄수들에게 '감옥에 있으면 HIV에 효과적인 치료 약을 제공하지 않겠다는 식으로 겁을 줬다'는 증언이 나오기도 했다. 당시 우크라이나 당국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전쟁에 참전한 러시아 죄수의 20%가 HIV 보균자로 추산됐다.

    우크라이나 현지 언론은 "지속적인 군사 동원과 국방비 지출로 제대로 된 HIV 치료와 예방프로그램이 가동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러시아 인권 단체는 "징집된 군인들은 치료 대상자 명단에서 빠지기도 한다"며 "HIV 감염자들 가운데 치료 중단, 바이러스 내성, 사망 등의 사례가 늘고 있다"고 덧붙였다. 러시아 언론은 "러시아에서 치료를 받는 HIV환자 비율이 50% 아래로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전 세계적으로 HIV 감염률이 감소하고 있는 가운데 러시아에서만 감염이 증가한다는 통계도 나왔다. 유엔 에이즈 계획(UNAIDS)에 따르면 지난 2022년 이후 HIV 바이러스 신규 감염자 수 상위 5개국에 속한다. 전세계 신규 감염자(150만명) 중 러시아는 3.9%를 차지했다. 러시아보다 신규 감염자 수가 많은 나라는 남아프리카공화국, 모잠비크, 나이지리아, 인도뿐이다. HIV에 감염돼 면역 기능이 일정 기준으로 떨어지는 경우 에이즈 환자로 분류된다.

    HIV 감염률 증가로 인해 향후 러시아가 상당한 손실을 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보고서는 "(HIV) 발병으로 인해 러시아가 겪게 될 인구통계학적·경제적 손실은 수십년간 영향을 미칠 것이며, 이는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해 생긴 손실을 넘어설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하늬 기자 hone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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