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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6 (토)

    이슈 만화와 웹툰

    웹툰·OTT도 ‘1분’으로 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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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티빙, 숏폼 드라마 4편 자체 제작

    네이버·카카오도 1분 애니 출시

    자극적 콘텐츠만 늘어날 우려도

    드라마와 웹툰이 ‘1분’ 경쟁에 나서고 있다. 유튜브 쇼츠, 인스타그램 릴스, 틱톡 등 숏폼 콘텐츠를 즐기는 이가 많아지면서 ‘짧은 호흡’으로 승부를 보는 숏폼 제작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OTT 플랫폼인 티빙은 지난 4일 자체 제작한 숏폼 드라마 4편을 ‘티빙 숏 오리지널’로 공개했다. ‘닥쳐, 내 작품의 빌런은 너야’ ‘이웃집 킬러’ ‘불륜은 불륜으로 갚겠습니다’ ‘나, 나 그리고 나’ 등 에피소드 4편은 각각 1~2분 분량으로, 이동 중이나 점심시간 틈새를 노린 콘텐츠다. 기존 드라마를 짧게 편집한 하이라이트가 아니라 각각이 별개 작품이다. 민선홍 티빙 콘텐츠총괄(CCO)은 “자체 제작 숏 오리지널은 물론, 외부 제작사 협업을 통해 다양한 숏드라마를 선보일 예정”이라며 “소비자들이 시간을 쪼개 숏폼으로 가볍게 즐길 수 있도록 제작했다”고 했다.

    조선일보

    네이버웹툰은 다음 달 초 숏폼 전용 서비스 ‘컷츠(CUTS)’를 출시할 예정이다. 기존 세로 스크롤 방식 대신, 1분 안팎의 애니메이션 영상으로 웹툰을 즐기는 방식. 이용자들도 애니메이션을 만들어 올릴 수 있어 창작 생태계의 확장도 기대된다. 첫 콘텐츠는 인기작 ‘좀비딸’의 고양이 캐릭터 ‘애용’을 주인공으로 한 일상 개그물 ‘김애용씨의 하루’다.

    카카오엔터는 지난 4월 ‘헬릭스 숏츠’를 공개하며 한발 앞서 움직였다. 인공지능(AI)을 도입했다. AI가 웹툰의 컷과 대사를 분석해 자동으로 숏폼 영상을 제작하는 방식. 완성된 영상은 카카오페이지 메인에 노출돼 독자들에게 줄거리와 관전 포인트를 제공한다.

    소비자들이 즐기는 콘텐츠의 길이는 점점 짧아지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가 발표한 ‘2024 방송 매체 이용 행태 조사’에 따르면, 국내 소비자의 70.7%가 숏폼을 이용한다고 응답했다. 전년보다 12.6%포인트 증가한 수치로, 주 5일 이상 시청하는 콘텐츠 유형 중 숏폼이 41.8%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짧게 보고 쉽게 넘기는 ‘훅(hook)’ 소비가 콘텐츠 판도를 바꾸고 있는 것이다.

    숏폼으로 제작된 콘텐츠를 두고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현재 유튜브 쇼츠 등에서는 드라마와 웹툰 원작을 짜깁기해 자극적인 장면만 부각한 콘텐츠가 넘쳐 나기 때문이다. 이런 흐름이 정식 플랫폼까지 영향을 미치면, 이야기보다 자극이 우선시되고 사람들의 관심을 노리는 ‘미끼 영상’이 범람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재근 대중문화 평론가는 “숏폼은 새로운 기회이지만, 이야기의 밀도와 작가의 서사보다 자극적인 내용 위주의 콘텐츠가 양산될 우려도 크다”며 “숏폼이 정착하려면 짧은 형식 안에서도 작품의 품격과 자유를 지킬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광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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