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산 원유 물량이 줄면 공급이 줄어 국제 유가가 오를 수 있으나 러시아산 원유를 주로 수입하는 중국과 인도가 서방 제재에 동참하지 않으면 제재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가 8일까지 휴전하지 않으면 그림자 함대를 제재하고 러시아 원유 수입국엔 100% 이상의 관세를 부과한다고 밝혔다.
왼쪽부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셔터스톡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트럼프 대통령은 이른 시일 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대면 회담을 진행할 가능성이 크다고 6일(현지 시각)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올해 1월 재집권한 후 푸틴 대통령과 여러 차례 통화했으나 직접 만난 적은 없다.
전 세계 3위 산유국인 러시아는 원유를 판매해 전쟁 자금을 확충한다. 전쟁 발발 이후 서방이 러시아산 원유 가격을 배럴당 60달러로 제한하자, 러시아는 소유주를 추적하기 어려운 대포 선박을 이용해 원유를 수출하고 있다. 해운 규제를 피해 비공식적으로 운영된다는 의미에서 그림자 함대라는 이름이 붙었다.
그림자 함대는 등록이 말소되거나 해상 보험 가입이 어려운 낡은 유조선을 활용해 추적을 피한다. 목적지를 밝히지 않거나 항로를 수차례 변경해 제재국의 감시를 따돌린다. 러시아의 국영 에너지 기업, 민간 선사가 선박 소유권을 다른 국가나 기업으로 위장해 운영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그림자 선대를 포함한 러시아 원유는 주로 중국(47%), 인도(37%)로 향한다. 나머지는 튀르키예, 아프리카 일부 국가 등 서방 제재에 직접 참여하지 않는 나라들로 간다. 이들은 저렴하게 원유를 확보해 자국의 에너지 수요를 충족하고 일부 물량은 원산지를 바꿔 다시 다른 나라로 수출한다.
러시아의 원유 수출이 막히면 전 세계 원유 공급이 줄어 국제 유가가 오를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전날 러시아와 “큰 진전이 있었다”고 말하자 국제 유가가 소폭 하락하기도 했다.
그림자 함대 제재가 러시아산 원유 공급에 타격을 주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있다. 주요 수입국인 중국, 인도가 미국과 대립각을 세우며 대놓고 러시아산 원유를 계속 수입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서방 제재에 동참하지 않고 미국 측 제재를 피할 해상 경로도 확보하고 있다.
앞서 조 바이든 행정부 시절에도 러시아산 원유·화학 제품을 수송하는 화물선을 제재 목록에 올려 압박했지만, 러시아는 새로운 수출 경로를 찾아내면서 효과가 제한적이었다. 전 세계에서 가장 큰 선박 등록국인 파나마 해사청은 국제 제재 목록에 올라간 선박의 면허를 취소했으나 그림자 함대는 국적을 바꾸거나 등록 말소된 상태로 운영하며 제재에서 벗어났다.
이인아 기자(inah@chosunbiz.com)
<저작권자 ⓒ ChosunBiz.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