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모스크바-평양 직항 여객기 운항을 시작한 가운데 지난달 27일 모스크바 외곽 셰레메티예보 국제공항에서 북한 평양행 노드윈드항공 소속 보잉 777-200ER 여객기가 이륙하고 있다. 모스크바=AP 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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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에 파견돼 건설 현장 등에서 일하는 북한 노동자들이 하루 18시간씩 고된 작업에 투입되고 있다는 증언이 나왔다.
영국 BBC방송은 12일(현지시간) 탈주 북한 노동자 6명을 비롯한 소식통들을 인용해 "북한 노동자들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한 노동력 부족을 메우기 위해 러시아로 파견돼 노예와 같은 환경에서 일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러시아 내 대규모 건설 현장, 의류 공장, 정보기술(IT) 센터 등 러시아 전역에서 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북한 노동자들이 열악한 환경에서 근무하고 있다고 증언했다. BBC에 따르면 현재 러시아에 파견된 북한 노동자들은 오전 6시에 기상, 다음 날 오전 2시까지 일한다. 휴일은 1년에 이틀뿐이다. 외출은 한 달에 한 번 정도지만 그마저도 최근에는 불가하다. 심지어 서로를 감시하기 위해 2023년부터는 5명씩 짝을 지어 이동한다.
북한 노동자의 해외 취업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의 대북 제재 위반 사항에 해당한다. 앞서 유엔 안보리는 2017년 채택한 결의안을 통해 회원국이 북한 노동자를 고용할 수 없게 했고, 해외 북한 노동자들을 2019년 말까지 모두 송환하도록 했다.
하지만 러시아에 파견되는 북한 노동자 수는 점점 증가하고 있다. 한국 정보 당국 관계자는 BBC에 "지난 한 해 동안에만 북한 노동자 1만 명 이상이 러시아로 파견됐고, 올해까지 포함하면 그 수는 총 5만 명 이상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러시아 정부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북한 주민 1만3,000명 이상이 러시아에 입국했는데, 이는 전년 대비 12배 증가한 수치다.
손성원 기자 sohns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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