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보 2기·보물 8점 등 총 21점 문화재 보유
보림사 외호문 전경. 보림사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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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보와 보물 등을 보유한 천년 고찰 보림사에 상주 경비 인력이 전무해 화재와 도난사고 등 관리에 어려움이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이 사찰에 최근 도난 사고까지 발생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13일 전남 장흥군과 보림사 등에 따르면 장흥군 유치면에 자리한 보림사 내에는 국보 2기(남·북 삼층석탑·석등과 철조비로자나불좌상)와 보물로는 동승탑, 서승탑, 보조선사 창성탑과 비 등 8점, 지방문화재 13기 등 총 21기 문화재를 보관 중이다. 보림사는 통일신라시대 구산선문(신라 말기~고려 초기까지 중국 달마의 선법을 이어받아 그 문풍을 지켜 온 아홉 산문) 중 하나인 가지산문의 본산이다.
그동안 사찰의 역사와 규모에 비해 보림사의 상주 인력은 3명의 스님과 재가자(3명)에 불과해 사실상 화재 발생은 물론 도난 위험에 노출돼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보림사는 지난 1950년 6·25전쟁 때 외호문과 사천문만 남고 모든 전각들은 전소됐으나 이후 중수·복원해 지금에 이르고 있다. 불상과 탑의 건립 연대가 확실해 9세기 후반 선종사 연구뿐 아니라 불교 미술 연구에도 중요한 자료가 된다. 더욱이 사찰 사천왕상은 현존하는 천왕문 목조사천왕상 가운데 가장 오래된 것으로 임진왜란 이전의 것으로는 유일하다. 각부의 조각이 매우 우수할 뿐만 아니라 조선시대 사천왕상의 기본이 되는 귀중한 유물로 평가받고 있다.
이처럼 보림사는 중요 국가유산을 다수 보유하고 있지만 아직 정부로부터 상주 경비 인력 지원을 받지 못해 보유 유물의 도난 우려가 높고, 화재 등 관리에 한계를 보이고 있다. 국가유산청은 화재 가능성이 높은 목조 건축물을 중심으로 피해 예방을 위해 중요 국가유산을 보유한 사찰 등에 경비 인력을 지원하고 있다.
보림사 측도 2년 전 일주문인 외호문에 대해 경비 인력 지원을 요청했지만 국가유산청(당시 문화재청) 심사에서 자료 보완 등을 요구하면서 지금까지 흐지부지된 상황이다. 현재 사찰 내에는 소화전이 설치돼 있고, 국보나 보물 등을 비추는 감시카메라도 존재하지만 사고가 날 경우 초동 조치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정응 보림사 스님은 "2개월 전 사찰 내 도난 사고가 생겨서 경찰이 조사하고 있다"면서 "국가 중요 유산인 보림사가 안전하게 보전될 수 있도록 지원 규정 등 개선과 지원책 마련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장흥= 박경우 기자 gwpar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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