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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6 (토)

    이슈 한미연합과 주한미군

    "트럼프, 한일 경쟁시켜 이익 극대화…주한미군 중요성 설득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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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he300][MT리포트] 트럼프시대, 숙명의 파트너 '한일' ②-3

    [편집자주] 을사늑약 120주년, 광복 80주년, 한일국교 정상화 60주년. 숙명의 라이벌이자 파트너인 한일 관계가 새로운 전기를 맞았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 2기 시대에 한일만큼 서로 처지가 비슷하고 도움이 될 수 있는 존재도 없다. 한국과 일본이 함께 트럼프의 파고를 넘고 저성장과 저출산·고령화를 극복할 방법을 모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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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미야 다다시(木宮正史) 일본 도쿄대 명예교수 / 사진=일본 도쿄대




    기미야 다다시(木宮正史) 일본 도쿄대 명예교수가 대만 유사시 주한·주일미군 활용 여부는 미국의 결정에 달려 있다며 한일 양국이 이에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급격한 주한미군 역할 확대나 감축이 벌어지지 않도록 대중국 견제 차원에서 트럼프 2기 미 행정부를 설득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기미야 명예교수는 지난 8일 일본 도쿄에서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 만나 "이재명 정부는 주한미군이 한국에 중요할 뿐 아니라 대중국 견제 차원에서 미국에도 중요하다는 점을 계속 설득해야 한다"이라며 "대만 유사시 주한·주일미군 활용을 한일이 막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 행정부는 불확실성이 매우 높다"며 "주한미군의 존재와 비용 문제가 거론되고 있는 만큼 대중국 견제 전략에서 주한미군의 필요성을 설득해야 유지와 비용 부담 완화가 가능하다"고 했다.

    기미야 교수는 "일본에 중요한 과제 중 하나가 인도·태평양 지역 안보"라며 "이재명 정부의 인·태 전략이 윤석열 정부 기조를 이어갈지 문재인 정부의 전략적 모호성을 택할지 방향을 모색하는 과정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대중국 견제 역할에는 일부 동참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트럼프 2기 정부가 한일 양국에 방위비와 국방예산 인상을 압박할 가능성과 관련해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과 일본을 경쟁시켜 자국 이익을 극대화하는 전략이 있다"며 "경쟁이 필요한 부분은 있지만 미국의 협상 전략에 휘말려선 안 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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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미야 다다시(木宮正史) 일본 도쿄대 명예교수가 지난 8일 도쿄에서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 인터뷰하고 있는 모습. / 사진=김인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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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재 한일관계에 대해 그는 과거와 달리 대칭 구조가 형성됐다고 평가했다. 기미야 교수는 "한일 양국은 냉전 이후 대칭 관계가 됐고 지금은 서로를 의식하며 경쟁하는 상황"이라며 "역사 문제에 절충점을 찾아 미래 지향적 협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역사 문제를 "국가의 아이덴티티(identity·정체성)의 문제"라고 규정하면서도 "경제와 안보는 먹고사는 문제이자 생존의 문제"라고 했다. 그는 "아이덴티티와 경제·안보는 양립해야 하지만 무엇이 더 중요한지를 본다면 먹고 살고 생존하는 문제가 우선 아니겠느냐"고 했다.

    그는 한일이 협력할 분야로 AI(인공지능)와 사이버, 해군력을 꼽았다. 중국이 AI 등 첨단기술 개발을 가속하는 만큼 한일이 경쟁 속에서 수준을 높이고 고차원에서 협력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또 무역 기반 경제 구조를 고려할 때 해상교통로 확보를 위한 공조가 필요하다고 했다.

    기미야 교수는 40여 년간 한반도 문제를 연구해 온 일본 대표 지한파 학자다. 1980년대 한국 유학 배경에 대해 그는 "당시 개발도상국이던 한국에서 대국이 아닌 주변의 시선으로 국제관계를 연구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2021년 발간한 '한일관계사'에서는 양국의 역사 인식을 분석하고 미래 지향적 외교 방향을 제시했다.

    그는 한일의 가장 큰 차이로 '정치'에 대한 관심을 꼽았다. 한국 국민들이 정치 참여로 독재 정권을 무너뜨리는 등 사회를 변화시킨 경험이 '다이내믹 코리아'를 상징하지만 지나친 정치 관심이 혼란을 낳기도 한다는 것이다.

    한국의 변화상에 대해 "과거나 현재나 다이내믹 코리아라는 특징은 변함이 없다"면서도 "과거에는 '더 좋은 나라를 만들겠다'는 열의가 대단했고 저 역시 그 열의를 많이 배웠다"고 말했다.


    기미야 다다시 교수 이력


    △1960년 출생 △일본 도쿄대 법학부 졸업 △도쿄대 법학 정치학 연구 박사과정 수료 △한국 고려대 정치외교학 박사 △도쿄대 교수 △도쿄대학교 현대한국연구소장 △미국 하버드-옌친연구소 방문연구원 △도쿄대 명예교수

    도쿄(일본)=김인한 기자 science.inha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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