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2기 불확실성에 금 선호 ↑
세계 중앙銀 3년간 3100여톤 매입
스테이블코인 확산도 상승세 한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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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2기 정부가 들어서면서 금값이 최근 역대 최고치를 써내려가고 있다. 전 세계 중앙은행이 금 매입을 확대하며 금값을 끌어올리는 가운데 스테이블코인 확산도 금값 상승세에 한 몫하고 있다.
지난 8일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12월물 금 선물 가격은 장중 온스당 3534.10달러(약 4888만 원)로 치솟아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트럼프 행정부 2기 집권 이후 관세 전쟁 등 대외 불확실성이 커지며 안전자산 선호가 강해졌지만 금값 상승세는 그 이전부터 이어져 왔다. 2022년부터 본격화된 전 세계 중앙은행의 대규모 매입 흐름이 금값 하방을 지지해온 핵심 요인이다.
14일 세계금위원회(WGC)에 따르면 전 세계 중앙은행의 연간 금 순매입은 2022년 1082톤(t), 2023년 1037t, 2024년 1045t에 달했다. 2010~2021년 평균(연 473t)의 두 배 이상이다. 전 세계 중앙은행의 금 보유량은 지난해 약 3만6000t으로 브레튼우즈 체제 전성기였던 1960년대 중반(약 3만8000t)에 근접했다.
금값 상승세도 가파르다. 2022년 대비 2024년 금 선물 가격은 46.72% 상승했고 2022년부터 이달 12일까지 상승폭은 89.06%에 달한다.
금은 이자가 없는 자산이기에 실질 금리 상승기에는 매력이 줄지만 크레딧·디폴트 리스크가 없는 ‘최후의 보루’로 여겨진다. 2022년부터 미국 실질 금리가 올랐음에도 금값은 강세를 유지했다. 지정학적 리스크가 안전자산 선호를 자극했기 때문이다. 특히 2022년 러-우 전쟁 발발 당시 세계 중앙은행 금 보유량은 전년 대비 543t 늘며 사상 최대 증가폭을 기록했다.
준비자산 체계에서도 금의 위상은 높아졌다. 유럽중앙은행(ECB)은 지난 6월 보고서에서 “금이 유로를 제치고 세계 2대 준비자산 지위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현재 전 세계 공식 외환보유고 비중은 금 20%, 유로 16%, 달러 46%다. 외환보유액에서 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미국 75%, 독일 74%, 이탈리아 71%, 프랑스 72%에 달한다.
전 세계 중앙은행은 금 매입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WGC의 ‘Central Bank Gold Reserves Survey 2025’에 따르면 전 세계 73개 중앙은행 중 95%가 향후 12개월 내 글로벌 금 보유량이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가운데 43%는 자국 금 보유를 실제로 늘릴 계획이라고 답했다. 각국 통화의 신뢰를 떠받치는 최종 담보는 여전히 금인 셈이다.
이런 가운데 스테이블코인의 확산도 금값 상승세에 새로운 메커니즘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스테이블코인은 가치 안정을 위해 달러와 1대1로 연동된다. 이때 발행사는 발행 규모만큼 안전한 자산을 담보로 보유해야 한다. 이 담보의 상당 부분이 미 국채다. 스테이블코인 발행이 늘어날수록 미 국채 메입 수요가 커지고 국채 가격이 오르면서 금리는 하락한다.
최예찬 키움증권 연구원은 “금은 금리와 역의 상관관계를 갖기 때문에 금 보유의 기회비용을 줄여 투자 매력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스테이블코인 확산이 금리를 낮추는 간접 효과를 통해 금값 상승 압력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충분하다는 의미다.
일각에서는 스테이블코인이 디지털 자산 접근성을 높이면서 일부 자금이 금 대신 암호화폐로 이동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달러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하면 비트코인 투자 장벽이 낮아서다. 24시간 거래·분할 매매·글로벌 송금 등 전통 금 시장이 제공하지 못하는 편의성도 비트코인의 장점이다. 문이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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