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지방법원 법정 [촬영 이주형]

(대전=연합뉴스) 김소연 기자 = 머리뼈가 골절돼 숨진 생후 4개월 아기의 엄마가 아기에게 적절한 조처를 하지 않아 숨지게 했다는 혐의로 기소됐으나 무죄를 선고받았다.

다만 아기만 두고 외출하는 등 유기·방임한 혐의는 인정돼 징역형의 집행 유예가 선고됐다.

대전지법 제11형사부(박우근 부장판사)는 14일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아동학대치사) 등 혐의로 기소된 A(20대)씨에게 징역 2년,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아동학대 재범 예방 강의 160시간 수강, 사회봉사 80시간, 아동 관련 기관 7년 취업 제한도 명령했다.

A씨는 2022년 12월 생후 4개월인 딸의 머리에 충격이 가해졌는데도 필요한 치료를 받게 하지 않아 아이가 머리뼈 골절과 뇌경막하 출혈 등으로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또 딸이 생후 1개월일 때부터 아기만 집에 두고 40여 차례 외출해 유기·방임한 혐의도 받는다.

아기를 혼자 집에 둔 시간은 짧게는 18분에서 길게는 170분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재판부는 "친권자로서 의무를 저버리고 스스로 보호할 능력이 전혀 없는 피해 영아를 주거지에 혼자 두고 습관적으로 외출해 아무런 보호가 없는 상태에 노출되게 했다"며 "피고인은 홈카메라로 아동을 관찰할 수 있어 유기·방임이 아니라고 주장하지만, 기본적인 보호양육 의무를 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다만 아동학대치사 혐의는 명백히 입증되지 않았다고 봤다.

재판부는 "여러 사정에 비춰보면 피고인이 피해 아동의 몸에 생긴 멍을 분명하게 직시했다고 보기 어렵고, 병원 진료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병원에 데려가지 않은 피고인의 행동과 아동의 사망 사이에 예견 가능성이 인정되는지 확인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양형과 관련해서는 "아동을 주거지에 혼자 방치해 죄책이 무겁고 비난 가능성이 크지만, 근본적으로 양육을 포기한 것은 아니고 직접적인 유형력을 행사한 것은 아닌 점, 형사처벌 받은 전력이 없는 초범인 점 등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soy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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