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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11 (목)

    이슈 교권 추락

    ‘마음 클리닉’ ‘교원 119’ 운영… 교권침해 예방·보호 원스톱 지원 [지방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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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교육 회복 팔 걷은 충북교육청

    부교육감 직속 ‘교육활동보호센터’

    심리·법률 전반지원… 권익 보호나서

    멘토링·상담실습 등 역량 강화 병행

    찾아가는 소통 간담회로 의견 청취

    교사·학부모, 존중·감사문화도 확산

    충북교육청은 ‘교원의 교육활동 보호’를 통해 학교의 본질적인 기능 회복을 강조한다. 또 학교 구성원의 ‘감사’와 ‘존중’으로 공교육을 바로 세우는 사업을 추진한다. 교사의 교육활동 보호가 학생들의 학습권을 지키고 서로 존중하는 교육 문화를 정착해 미래 공교육의 초석을 닦는다는 생각에서다.

    ◆전국 최초 ‘교원 119’ ‘마음클리닉’ 운영

    도교육청은 2022년부터 전국에서 처음으로 ‘교원119’를 운영해 교육활동 침해 신고 시 신속하게 대응하는 긴급지원팀을 운영하고 있다. 교사들은 ‘소통메신저’를 통해 △교육활동 침해 신고 및 상담 △침해 사안 사전 분쟁조정 △교권보호 법률 지원 △찾아가는 연수 등을 지원받는다. 이를 통해 지난해 524건에 이어 올해 상반기 214건을 지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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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건영 충북교육감이 초등학교에서 '소통간담회'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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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부터 시작한 ‘마음클리닉’은 교사의 심리적 회복을 돕는 사업이다. 도내 24곳의 병원, 상담 기관 등과 연계해 교원 마음건강 회복과 상담 및 심리치료, 찾아가는 심리상담, 문자를 통한 상담 지원 등을 전담한다. 사안 발생 초기에 법률 자문과 소송 지원 등 전문가의 도움을 신속하게 받고 교사와 학교가 어떻게 대처하고 대응해야 하는지에 대한 상담으로 교사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었다. 피해를 본 교원은 200만원, 교직 스트레스 호소 교원은 150만원의 상담비와 50만원의 병원 치료비를 각각 지원받는다. 마음클리닉은 지난해 872건 중 상담 연계 병원 지원이 605건으로 가장 많았고 올해 상반기 480건 중 전화 상담 202건, 상담 연계 병원 지원이 200건으로 뒤를 이었다.

    지난해에는 교육활동보호센터를 부교육감 직속 기구로 개편했다. 변호사와 장학사 등 8명의 전문 인력이 교사의 법적·심리적 보호를 지원한다. 센터는 ‘교원119’ ‘마음클리닉’ 외에 법률지원단, 교권지원단, 소통간담회 등을 운영하며 교사 권익 보호에 나선다.

    학교안전공제사업을 확대해 교사들이 교육활동 중 발생하는 우연한 사고에 대한 손해 배상, 민·형사상 소송비 지원, 분쟁조정 서비스 등 교사 보호에 적극적이다. ‘충북형 민원대응시스템’을 구축해 민원을 교사 개인이 아닌 기관 차원에서 응대하고 악성·위법 민원에 대해서는 엄정하게 대응해 교육활동 침해로부터 교원을 보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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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협력으로 역량 강화하고 보호 시설물 지원

    도교육청은 지난해 설문조사에서 경력 5년 이하인 저경력 교사들이 가장 많은 심리상담을 요청하고 여러 가지 어려움을 겪고 있음을 확인했다. 이에 신규·저경력 교원과 복직 교원의 학교 적응력, 수업, 생활지도, 업무 역량 강화를 위해 고경력 교원과 저경력 교원이 짝이 되어 돕고 배우는 ‘동행교사제’를 지난해부터 시행했다. 올해는 89개 학교에서 385명의 교사가 참여해 협력적 교육 문화를 만들어간다.

    전문가가 학교를 방문해 교사들의 상담 역량을 강화하는 ‘상담실습 아카데미’는 교사와 학생, 학부모 갈등 관계 해소 역량을 높이고 마음건강에 도움을 준다. 학부모 상담과 민원 대응이 가장 큰 직무 스트레스 요인이라는 조사 결과와 교사의 80% 이상이 학생 상담에 어려움을 느낀다는 의견을 반영한 것이다. 한국상담학회와 협약으로 전문성을 높여 올해 24팀 139명의 교사가 참여한다.

    ‘충청북도교육청 교원의 교육활동 보호에 관한 조례’에 따라 학교 상담실에 비상벨, 폐쇄회로(CC)TV, 녹음 전화기 설치를 하는 등 교권보호를 위한 지원비를 학교당 100만원씩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지원했다.

    ◆자발적 문화 운동 ‘교사 존중 학부모 감사 운동’

    학부모와 교사들의 자발적인 참여가 동력이 된 ‘교사 존중 학부모 감사 운동’은 도내 곳곳으로 확산했다. 이 운동은 2022년 윤건영 충북교육감이 제천 학부모들과 교육문제를 고민하는 자리에서 시작했다. 이 자리에 윤 교육감은 “여러 교육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출발점은 교실에서 학생을 지도하는 선생님들이 열정을 가지고 당당하게 교단에 설 수 있게 해야 하며 그러기 위해서는 선생님이 존중받는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 우선해야 하고 그것을 학부모들이 만들어 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며칠 후 제천의 한 학교 학부모들이 “학부모는 선생을 존경합니다”라는 현수막을 걸었다. 이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으로 퍼지며 도내 곳곳에 현수막이 걸렸다. 5월 어버이날에는 교사들이 “아이들을 잘 키워 주셔서 감사합니다”라는 현수막을 걸고 스승의날에는 학부모들이 “학부모는 선생님을 존중합니다”라는 현수막을 거는 문화로 발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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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충북 곳곳에서 '교사 존중 학부모 감사 운동'이 확산한 가운데 청주시 남성중학교 앞에 현수막이 걸렸다. 충북교육청 제공


    여기에 미래 교육을 위한 교원정원제도 개선도 주도하고 있다. 교원 정원의 기준을 학생 수뿐 아니라 학급과 수업 시수, 기초학력이 필요한 학생, 한국어가 서툰 학생, 소규모 학교의 특수성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저출생 등으로 인한 학생 수 감소에 따라 교사 수를 줄이는 것은 수업의 질을 높이고 교육 격차를 해소하며 미래 교육으로 나아가는 데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미래 교육의 인공지능(AI)과 디지털 교육을 위한 전문교사를 비롯해 평가전문교사, 기초학력 전담교사, 한국어 학급 전담교사와 고교학점제를 위한 교원 배치로 교육환경 변화에 대응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를 위해서는 법 개정이 우선으로 정부에 지속해서 건의하고 있다.

    도교육청은 2023년부터 ‘찾아가는 소통간담회’로 현장의 목소리에서 현안을 해결한다. 현재까지 12개 학교 120여명의 교사와 만나 교육활동 보호 종합계획, 학교 안전 강화 종합대책, 교육활동 침해 및 특이 민원 대응 계획 등을 세웠다.

    충북교육청 관계자는 “교육의 신뢰를 회복하는 길은 멀리 있지 않다”며 “학교 구성원 모두가 서로를 이해하고 배려하는 마음만 있다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선생님들과 학부모, 학생들이 서로 존중하고 감사하는 따뜻한 교육공동체를 만들어가는 소중한 움직임에 충북교육청도 든든하게 동행하겠다”고 덧붙였다.

    ◆윤건영 충북교육감 “충북형 공감·동행교육, 지역인재 꿈 키울 것”

    “공감하고 동행하며 실천해 지속 가능한 교육을 실현하겠습니다.”

    윤건영(사진) 충북교육감은 최근 세계일보와 인터뷰에서 “우리 아이들이 교육의 넓은 품으로 학교에서 꿈을 키우고 진정한 힘을 길러 빛나는 아이로 성장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 3년간 펼쳐온 ‘지속 가능한 공감·동행 교육’이 전국적으로 주목받고 있다”며 “아이들이 실력을 갖춘 미래 인재로 성장할 다양한 교육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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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충북의 학교 풍경이 크게 달라졌다. 운동장은 시끌벅적하고 손에 책을 든 학생들을 쉽게 볼 수 있다. 우선 학생들이 매일 체육복과 운동화를 챙기고 쉬는 시간마다 밝은 모습으로 운동장에 나간다. 일상에서의 신체활동이 이뤄지고 있다. 이런 일상은 올해 전국소년체전에서 도내 학생 선수들이 금메달 44개, 은메달 33개, 동메달 56개를 거머쥐는 역대 최고 성과로 이어졌다.

    ‘언제나 책봄’ 사업은 디지털 과몰입과 문해력 저하 등의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시작했다. 인문 고전을 읽고 생각의 깊이와 마음 근육을 키우는 독서교육이다. 도서관은 자기주도학습 공간인 문화복합공간으로 변화를 꾀했다.

    기초 학력 향상에도 힘을 쏟는다. 기초학력 전담교사를 기존 40명에서 75명으로 확대해 배치했다. 교사들이 개발한 ‘다채움 기초학력 진단검사’는 초등학교 1학년부터 고등학교 2학년까지 매년 3월과 9월에 컴퓨터 기반으로 검사한다. 다문화 학생에게 4개 국어(베트남, 중국, 러시아, 몽골) 번역 검사를 도입하고 조기 학습에 어려움을 겪는 학생을 위해 ‘아이성장 골든타임 2.0’으로 학습 격차를 줄이고 있다.

    윤 교육감은 “학생 몸 활동을 통해 몸 근육을 키우고 독서 활동으로 마음 근육을 길러 기초·기본 학력을 바탕으로 한 진로와 진학의 힘을 키우는 등 미래 인재로의 성장을 돕겠다”며 “하늘 아래 충북의 모든 곳이 배움터가 되는 ‘전지다학’을 실현하겠다”고 말했다.

    올해부터는 수리력 강화로 학력 격차 해소에 총력전을 펼친다.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자동화 기술이 일상화하는 변화의 흐름에서 학생들이 초등학교부터 수학에 재미와 자신감 향상을 위해서다. 자치단체와 협력해 운영하는 ‘지역특화 인재양성 사업’도 성과를 내고 있다. 국내외 연계형으로 올해는 청주 글로벌 스쿨, 충주 K국악, 음성 글로벌 에코, 단양 천문지질교실, 진천 인공지능, 제천 영상미디어 등을 지원한다.

    청주=윤교근 기자 segeyu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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