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서안지구 남북 연결하는 E1 지역에 대규모 이스라엘 정착촌 조성
"두 국가 해법의 심장 찌르는 것"…국제사회 반발
가자시티 점령 작전도 시작…"가자시티 외곽 장악"
베잘렐 스모트리치 재무장관이 14일(현지시간) 예루살렘과 마알레 아두밈 정착촌 사이에 3000채 이상의 주택 건설을 승인한다는 계획을 발표하는 기자 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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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이스라엘이 국제법상 팔레스타인 영토인 요르단강 서안지구 내 유대인 정착촌을 추가 조성하는 계획을 최종 승인했다. 이 같은 계획이 현실화될 경우,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가 통제하는 서안지구가 남북으로 완전히 분리돼 ‘두 국가 해법’이 무력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극우성향의 베잘렐 스모트리치 이스라엘 재무·국방장관은 20일(현지시간) 서안 E1 지역에 500가구의 이스라엘 정착촌을 구성한다는 프로젝트를 최종승인했다고 밝혔다. 이르면 수개월 내 기반시설 공사가 시작되고 1년 안에 주택 건설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제사회 대부분은 서안지구 내 이스라엘 정착촌을 국제법상 불법으로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이스라엘은 예루살렘과 서안지구 사이에 유대인 정착촌을 조성해 왔다. 특히 E1은 예루살렘 동쪽, 마알레 아두밈 정착촌과 예루살렘을 잇는 지역으로 이곳에 대규모 정착촌이 들어서면 서안지구 북부의 라밀라와 남부의 베들레헴 사이 직통 연결이 끊어진다.
이 때문에 미국과 유럽은 수십년에 걸쳐 E1에 정착촌을 지으려는 이스라엘을 막아왔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취임을 계기로 다시 추진되는 모양새다. 실제 이날 이스라엘의 발표에 대해 유엔(UN), 영국, 요르단 등 대부분 국가들이 비난을 한 반면, 마이크 허커비 미국 주이스라엘 대사는 이번 E1 프로젝트와 관련해 “이스라엘 정부가 결정할 문제”라며 사실상 방관적 입장을 보였다.
스모트리치 장관은 “팔레스타인 국가는 구호가 아니라 행동으로 지도상에서 지워지고 있다”며 “모든 정착촌, 모든 마을, 모든 주택이 그 위험한 발상의 관에 박히는 못”이라고 밝혔다. 스모트리치 장관은 최근 유럽 주요국들이 팔레스타인 국가를 인정하겠다고 발표한 것에 대한 ‘맞대응’이라고도 말했다.
이스라엘은 이날 동시에 가자지구 북부의 인구 밀집지역 가자시티 점령을 위한 작전 첫 단계를 개시했다. 이스라엘군 대변인인 에피 데프린 준장은 “가자시티 공격의 예비 작전과 초기 단계가 시작됐다”며 “이스라엘군(IDF)은 이미 가자시티 외곽을 장악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군은 가까운 시일 내로 추가 병력을 작전에 합류시킬 방침이며, 이를 위해 내년 초를 기한으로 예비군 6만 명을 추가 소집하고 기존 2만 명의 복무를 연장했다. 앞서 군 관계자는 예비군이 9월까지 소집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같은 날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군과 하마스 전투원 간 충돌이 벌어진 후 네타냐후 총리실은 하마스 거점을 조속히 장악하고 무장세력을 제압하는 일정을 앞당기겠다고 발표했다.
이스라엘의 이같은 강경대응은 최근 하마스가 새로운 휴전안을 수용한 가운데 나온 것이다. 하마스는 가자지구 내 이스라엘 인질과 이스라엘 수감 중인 팔레스타인 수감자를 맞교환하는 조건으로 60일간 임시 휴전 제안을 수용했지만, 이스라엘은 아직 답을 내놓지 않고 있다.
이스라엘의 공습에 가자 주민들은 또다시 피란 압박에 시달리고 있다. 여섯 차례 집을 떠난 하산 셰하다(62)는 “더는 갈 곳이 없다. 무슨 일이 있어도 남겠다”고 말했다. 전직 유엔 직원 칼릴 엘할라비(71)는 “다시 천막 생활로 돌아가고 싶지 않다”며 “마지막 희망은 휴전”이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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